BRAT SENSATION
2024년, 브랫(brat)을 빼놓고는 트렌드를 논하기 어렵다. 영국 가수 찰리 XCX(Charli XCX)가 선보인 앨범 <브랫>의 반항적이고 자유로운 태도가 미국 젠지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찰리 XCX는 브랫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약간 지저분하고 파티를 좋아하는, 가끔 바보 같은 말을 하지만 직설적이고 솔직한 여성. 그가 브랫이에요.” 1990년대와 Y2K 사이 어딘가에 있는 브랫의 핵심은 약간은 지저분하고 건방져 보이는(?) 룩이다. Y2K 패션의 아이콘으로 최근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데본 아오키가 그 예다. 특히 영화 <패스트 & 퓨리어 스 2>(2003)에서 데본 아오키가 보여준 밑단이 찢어진 슬리브리스 톱을 레이어드하는가 하면, 프린트 크롭트 톱과 허리에 아일릿 디테일이 더해진 팬츠를 매치한 캐주얼하고 그런지 한 룩에서 브랫 무드가 잘 드러난다. 2024 F/W 컬렉션에서도 브랫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 발렌시아가의 미래적인 선글라스나 맥퀸의 전위적인 드레스, 이 외에도 아크네 스튜디오와 디젤의 그런지하고 파괴적인 패션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에게서는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움과 대담성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반항적인 듯한 태도의 브랫이 트렌드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이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 내려진 것은 없다. 있는 그대로를 말하고 입으면 그저 브랫이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