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쿠퍼 휴잇 국립 디자인 박물관에서 진행한 부쉐론 뉴욕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기념 전시장 입구.

“부쉐론의 역사에서 미국은 항상 특별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미국에서 인지도를더욱 공고히 하며, 메종을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프랑스 하이 주얼리 메종 부쉐론의 CEO 엘렌 풀리-뒤켄(Hlne Poulit-Duquesne)이 지난 9월, 뉴욕 매디슨가에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며 전한 소감이다. 그가 말했듯이 부쉐론은 창립한 해인 1858년부터 미국의 저명한 가문이나 배우들과 깊은 유대 관계를 맺어왔다. 그리고 2024년, 마침내 대서양을 건너며 하우스 최초의 뉴욕 부티크가 탄생했다. 부쉐론과 뉴욕에 모두 특별한 의미를 갖는 아르데코 스타일로 디자인한 이 공간에는 메종의 모든 주얼리나 워치 컬렉션과 더불어 할리우드의 전설적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착용했던 브로치와 밴더빌트, 매케이, 애스터 가문의 의뢰로 제작한 하이 주얼리를 배치해 그들의 오랜 역사와 탁월한 성취를 실감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부티크의 가장 특별한 공간인 VIP 스위트는 상징적인 방돔 광장 26번지 부티크를 고스란히 재현해놓았다. 파리 부티크의 살롱 데 뤼미에르(Salon des Lumières)를 이루는 벽난로, 거울, 몰딩 등의 인테리어와 더불어 방돔 광장을 비추는 세 개의 디지털 윈도는 보는 이들을 단숨에 파리의 풍경 속으로 이끈다. 말 그대로 파리와 뉴욕을 잇는 공간을 창조한 것이다.

하우스의 아카이브 주얼리를 전시한 헤리티지 공간.
‘물’ 모티프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까르뜨 블랑슈 오어 블루’ 컬렉션.
아르데코 양식이 돋보이는 부쉐론 뉴욕 플래그십 스토어의 내부 전경.
디지털 윈도를 통해 파리 방돔 광장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VIP 스위트.

부티크 오픈을 기념해 뉴욕의 쿠퍼 휴잇 국립 디자인 박물관에서는 ‘라 메종 인 뉴욕(La Maison in New York)’ 이벤트가 성대히 펼쳐졌다. 이곳에서 메종의 역사를 4개의 공간으로 나눠 선보였는데, 우선 첫 번째 공간에서는 포목상의 아들로 태어난 부쉐론의 설립자 프레데릭 부쉐론의 아트 피스들이 자리한다. 미국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아카이브 제품들로 부쉐론 특유의 낙관적이며 독창적인 쿠튀르 터치가 담긴 헤리티지를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공간에는 ‘까르뜨 블랑슈 오어 블루(Carte Blanche OR BLEU)’가 전시됐다. 이는 지난 7월 공개한 피스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슈완이 ‘물’ 모티프를 대담한 창의성으로 재해석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올해 출시 20주년을 맞은 아이코닉한 ‘콰트로’ 컬렉션도 빼놓을 수 없다. 그중 세계 최초로 공개한 ‘콰트로 5D 메모리’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반지 안에 사운드,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인코딩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다. 뉴욕에서 선보인 콰트로 5D 메모리 속에는 클레어 슈완이 정의하는 ‘물의 기억’을 과학 연구소 이르캄(IRCAM)과 협력해 사운드 아트로 제작해 각인해두었다. 마지막 공간에는 방돔 광장 26번지 부티크의 ‘자뎅 디베르(Jardin d’Hiver)’를 연상시키는 겨울 정원을 구현해 프랑스식 삶의 예술을 미국 중심가에 꽃피웠다. 이날 행사에는 브랜드 앰배서더인 트와이스 미나와 알렉사 청, 안야 루빅을 비롯해 기네스 팰트로, 콜만 도밍고 등 다수의 셀러브리티가 참석해 부쉐론의 새로운 여정을 축하하며 자리를 빛냈다. 파리와 뉴욕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서로 소통할 기회를 제공한 이번 도약은 메종이 펼칠 다음 챕터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