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샤넬의 코로만델 병풍 앞에 선 배우 틸다 스윈튼
샤넬 항저우 공방 쇼가 펼쳐진 서호를 배경으로 마주한 빔 벤더스 감독과 틸다 스윈튼

“샤넬 하우스와 10년 이상 가까운 사이로 인연을 이어올 수 있어 진심으로 영광이라 생각하며, 샤넬과 협업하고 싶은 열정이 매년 커지고 있다. 샤넬은 전 세계 예술가와 예술 단체를 지원하고 격려하는 문화 후원자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내가 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이러한 활동이 중요한 것 같다.”
배우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

샤넬과 영화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전설적인 영화감독 빔 벤더스(Wim Wenders)가 샤넬 2024/25 공방 컬렉션을 위해 촬영한 3분가량의 특별한 티저 필름을 보고 또 보며 이러한 믿음에 가까운 마음은 더욱 공고해졌다. 예로부터 항저우를 대표하는 호수인 서호 주변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은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고, 빔 벤더스 감독이 연출한 새로운 패션 필름의 배경이 되었다. 이 영상에는 샤넬과 돈독한 배우이자 앰배서더인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과 중국 배우 신지뢰(Xin Zhilei), 그리고 새롭게 앰배서더 대열에 합류한 홍콩 뮤지션 레아 도우(Leah Dou)가 등장한다. 서호의 찬란한 문화적 유산을 조망하는 동시에 특별한 영감을 통한 현실 초월의 가능성을 일깨우는 이 영상은 흥미로운 상상을 연결함으로써 시공간과 문화를 초월한 창의적 대화를 건넨다.

샤넬 2024/25 공방 컬렉션이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신비로운 호수 서호(Lake Xihu)에서 열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우선 공방 컬렉션은 패션 공방의 장인정신과 노하우를 기린다. 이러한 점에서 중국 내 실크 디자인과 생산, 무역의 역사적 중심지이자 장인의 유산을 잘 보존해온 창의성의 중심지로 일컬어지는 항저우. 그리고 샤넬의 공방 컬렉션(Metiers d’Art collection)을 통해 공방의 장인정신을 보존하려는 샤넬의 문화적 사명감은 맞닿아 있다. 중국의 7대 고도 중 하나이자 유네스코가 인정한 창의적 문화 중심지이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기술의 도시 항저우에는 세대를 거쳐 전해 내려오는 전통 기술인 옻칠, 차, 그리고 샤넬이 사랑한 실크가 자리한다. 이러한 전통 기술은 샤넬의 패션 공방 Le 19M의 패션 공예 기술과 공명하며, 매년 샤넬이 선보이는 공방 컬렉션에 영감을 준다. 나아가 샤넬은 이 도시의 놀라운 역사와 문화적 중요성에 경의를 표하며 최고의 장인 전통을 지속적으로 보호하고 기념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가브리엘 샤넬이 중국을 방문한 적은 없으나, 그의 상상 속에서 중국은 중요한 영감을 주었다. 그리고 2009/10 파리-상하이 공방 쇼 이후 오랜만에 샤넬 하우스는 가브리엘 샤넬의 취향과 정신을 되새기며 다시금 아시아의 문화에 매료되었다.

신비로운 항저우의 서호를 배경으로 펼쳐진 샤넬 2024/25 공방 컬렉션

“항저우는 유구한 문화적 유산을 자랑하는 동시에 현대의 혁신 정신을 포용하는 도시로, 이는 가브리엘 샤넬의 선구자적 이상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영상에는 시적인 아름다움, 매력과 탐험이 가득한데, 항저우에서 받는 느낌과 꼭 같다. 촬영 중 해가 지면서 연출된 정원의 아스라한 아름다움은 우리를 경외감에 빠뜨렸고, 이 감정을 포착해 이미지로 담아냈다.”
배우 신지뢰(Xin Zhilei)

가브리엘 샤넬이 매일 파리 자택에서 바라본 것은 다름 아닌 옻칠 병풍에 묘사된 서호의 풍경이었다. 이를 보며 샤넬 여사는 병풍 너머로 흐르는 이국적 풍경에 매료되어 그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세계에 깊이 빠져들었을 것만 같다. 그는 창의적 상상을 품은 채, 종종 “중국 미술품 상점에 들어가 코로만델 병풍을 발견하면 기뻐서 기절할 것 같았다”라고 말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특히 이번 공방 컬렉션에 영감을 준, 항저우의 풍경을 담은 이 병풍은 그가 평생에 걸쳐 수집한 컬렉션 중 하나로 17세기에서 19세기 사이에 제작된 20여 점에 달하는 코로만델 병풍 컬렉션의 일부. 코로만델은 그가 생전에 수집한 병풍 중에서도 가장 큰 작품으로 파리 깡봉가 31번지에 위치한 그의 아파트 서재에 특별함을 더했다. 특히 아름다운 코로만델 병풍 중 하나는 서재 벽으로 활용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코로만델 병풍에 수놓인 호수, 그리고 빔 벤더스 감독의 영상을 채우는 서호의 현재 풍경에는 수많은 요소가 교차하며 ‘교류’와 ‘교감’을 구현한다. 호수 표면에 물결이 일렁이고, 수많은 운하와 다리, 탑을 이웃한 나무들 사이로 바람이 스치며 신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가브리엘 샤넬은 생전 중국을 방문할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그가 소중히 간직한 코로만델 병풍 속 이미지와 샤넬 하우스의 상상력이 결합된 공방 컬렉션은 오늘날 모두를 위한 매혹적인 시각적 언어를 재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