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 케이트 모스가 14살이던 1988년으로 돌아가 봅시다. 키 170cm, 모델이 되기에는 작은 키를 가졌지만, 그의 매력과 잠재력은 숨길 수 없었나 봅니다. 가족 여행 중 잠시 머무른 뉴욕 공항에서 스톰 매니지먼트의 사라 두카스에 의해 캐스팅되는데요. 이후 1990년 ‘페이스’ 매거진 6월 호에 커버 모델로 선정되어 모델로서 첫 화보를 찍으며 주목받게 됩니다. 당시 글래머러스하고 인형 같은 외모의 ‘밤셸(Bombshell)’ 모델들이 주를 이루었던 시절, 스키니하고 개성 있는 외모의 케이트 모스가 등장하며 패션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1992년 등장한 캘빈 클라인 진 캠페인에서 데님 진만 입은 채 그윽한 눈빛으로 퇴폐적인 분위기를 발산하며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죠. 시간이 흐르며 특유의 매력에 푹 빠진 칼 라거펠트, 톰 포드, 알렉산더 맥퀸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에 의해 당당히 톱 모델로서 자리 잡았습니다.

KATE MOSS
KATE MOSS

그뿐만 아니라 그는 1990년대와 2000년대를 대표하는 불멸의 패션 아이콘이기도 합니다. 케이트모스가 즐겨 입었던 룩들은 그 시대의 반항적이고 자유로운 정신을 상징하게 됐는데요.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 진흙 범벅의 헌터 부츠를 신고 ‘쿨’한 애티튜드를 갖춘 그런지 룩부터 화이트 탱크톱과 데님 팬츠, 애니멀 프린트 백으로 포인트를 준 세련된 룩과 미니멀한 슬립 드레스까지. 케이트의 센스가 돋보이는 룩들은 20년 이상이 흐른 지금 입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네요.

화려했던 톱 모델의 이면에는 남모를 아픔도 있었습니다. 그는 상의를 탈의한 채 카메라 앞에 서야 하는 사실이 당시 10대라는 어린 나이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고백했습니다. 그 외에도 열악했던 현장과 부당한 대우 등 30여 년간 모델로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케이트 모스 에이전시’를 설립합니다. 이는 사랑하는 딸 릴라 모스가 똑같은 경험을 반복하지 않도록, 보다 나은 모델 활동을 서포트하기 위함이었죠. 케이트는 하나뿐인 딸 릴라 모스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과 사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함께 모녀 동반 화보를 찍거나 펜디 피카부 백 캠페인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닮은 외모의 케이트와 릴라의 모습, 사랑스럽지 않나요?

그의 모델 에이전시 SNS에는 과거 아카이빙 자료들이 종종 올라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곤 합니다. 케이트 모스의 생일을 맞이해, 함께 그의 아카이빙 자료를 감상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