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치아 프라다는 지금 ‘문학’이라는 장르에 완전히 매료되어 있습니다. 2024년 4월에는 밀라노에서 양일간 첫 문학클럽인 ‘라이팅 라이프(Writing Life)’를 열어 여성 작가들의 글에서 파생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대화의 장을 마련했으며, 이에 연장선으로 6월에는 밀란, 파리, 뉴욕, 서울 등 전세계 주요 도시에서 문학 서적을 나누어주는 ‘서머 리즈(Summer Reads)’ 프로젝트를 선보이기도 했죠. 그래서일까요? 프라다가 단편 소설집을 출간한다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만은 않습니다.
<열 명의 주인공(Ten Protagonists)>이라는 이름의 단편 소설집은 프라다의 2025 봄-여름 캠페인의 일환으로 공개되는 것인데요. 해당 캠페인은 패션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포토그래퍼인 스티븐 마이젤(Steven Meisel)이 촬영하고, 브랜드 앰버서더이자 우리에게는 영화 <오만과 편견>으로 익숙한 배우 캐리 멀리건(Carey Mulligan)이 출연한 ‘Acts Like Prada’.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여성 캐릭터를 그리는 미국 작가 오테사 모시페그(Ottessa Moshfegh)는 멀리건의 연기에서 영감받아 단어를 써 내려갔고, 캠페인 속 한 장면 한 장면이 하나를 완전한 여성 주인공으로 확장시켰습니다. 각 이야기는 캠페인 이미지와 연결되며 모시페그가 각 여성 캐릭터를 위해 고안한 가상의 이름을 제목으로 합니. 구겨진 핑크 옥스퍼드 셔츠에 하이웨이스트 벨트를 더한 ‘패트리샤’는 마찰이 삶을 흥미롭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기업 번역가이며, 노란색 윈드브레이커와 실버 자수 스커트를 입은 ‘패니’는 시각 장애인 할아버지에게 보는 법은 배운 사진 작가인 것 처럼요. 이렇듯 프라다의 페르소나를 담은 열 명의 여성들 이야기가 모여 <열 명의 주인공>이라는 소설집이 탄생했습니다. 특별 한정판 프라다 출판물로 제작된 이 단편집은 캐리 멀리건의 캠페인 사진과 함께 이미지 속 여성 인물들의 자아를 모시페그의 문장으로 기록했습니다.


오테사 모시페그(Ottessa Moshfegh)는 누구인가?
오테사 모시페그는 단편 소설집 <별세계를 그리워하며(Homesick for Another World)>(2017), 열광적인 인기를 얻은 <내 휴식과 이완의 해(My Year of Rest and Relaxation)>(2018), 그리고 부커상 후보에 오른 <아일린(Eileen)>(2015) 등 총 여섯 권의 소설을 발표한 전세계에 독자들이 사랑하는 미국 작가입니다. 그녀의 최신작 <라포나(Lapvona)>(2022)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