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에 이어 베일을 벗은 파리패션위크. 2026 S/S 맨즈 컬렉션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를 소개합니다.


Saint Laurent 생 로랑

파리패션위크 공식 스케줄로 다시 복귀한 안토니 바카렐로의 생 로랑(Saint Laurent)의 2026 S/S 멘즈웨어는 잘록한 허리 라인과 확장된 숄더, 그리고 여유로우면서 자연스럽게 흐르는 실루엣의 향연이었습니다. 일렁이는 듯한 허리 라인과 입체감을 더하는 플리츠, 젊은 시절의 이브 생 로랑을 떠올리게 하는 짧은 팬츠, 차분한 컬러 팔레트는 한데서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과시하지 않는 우아함을 드러냈죠. 슬림한 넥타이를 셔츠 안에 넣은 스타일링 역시 돋보이는 연출이었습니다. 설치작품 ‘Clinamen’을 중심으로 자연의 광원 아래 즉흥적인 울림만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펼쳐진 컬렉션은 마치 공간이 숨을 쉬는 듯한 기분을 선사했습니다.


Louis Vuitton 루이 비통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가 이끄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은 댄디즘의 정수를 찾기 위해 인도로 떠나는 여정을 그렸습니다. 부드러운 테일러링을 기반으로 하는 댄디한 스타일과 일상적이고 실용적인 아이템들이 하나둘씩 베일을 벗었죠. 인도의 산지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셸 재킷, 플리스, 블루종, 하이킹 부츠도 컬렉션에 활동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었습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2007년 작품 <다즐링 주식회사>를 위해 제작되었던 특별한 모티프의 트렁크 컬렉션도 공개되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LEMAIRE 르메르

르메르(Lemaire)는 미니멀한 스타일에 풍부한 표현력을 더한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모델의 움직임에 따라 흩날리듯 움직이는 오간자 소재는 절제된 컬렉션에 활기를 부여했는데요. 레더 블루종 재킷, 셔츠, 블라우스, 스커트 위에서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주름은 하나의 장식 요소가 되었죠. 또한, 머리빗, 포크 등 다채로운 형상의 펜던트의 네크리스 컬렉션은 룩을 완성하는 키 포인트 아이템이었습니다.


Ami 아미

빅투아르 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진 아미(Ami)의 2026 S/S 컬렉션은 모던하면서도 정제된 스타일이 주를 이뤘습니다. 오버사이즈의 셔츠, 빅 칼라, 돌돌 말아 꼰 스카프를 활용한 레이어링도 시선을 끌었는데요. 빅 버클이 돋보이는 웨이스트 벨트와 중심부에 프릴 장식이 자리잡은 셔츠는 존재감을 드러낸 아이템들 중 하나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