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포먼스.
때론 꿈과 환상을 뛰어넘어 현재에 실존하는 대상이 있다. 10여 년의 시간을 훌쩍 건너 다시금 시칠리아에 당도한 순간, 나는 생각했다. ‘동경’이라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이탈리아의 예술과 장인정신, 시적인 경관, 관능과 풍요로움의 미학 등 오래전부터 마음을 빼앗긴 이탈리아에 대한 동경은 10여 년 전 허니문의 시작점으로 시칠리아를 떠올리게 했다. 그 이후 오랜만에 다시 발 디딘 이곳. 더구나 범접 불가한 하이 주얼리를 마주하기 위해 시칠리아를 찾았다는 이유만으로도 특별한 순간이었다. 고대의 아름다움과 현대적 매혹이 영원히 교차하는 시칠리아의 보석, 타오르미나(Taormina)를 배경으로 불가리는 새로운 하이엔드 컬렉션 ‘폴리크로마’를 공개했다. 그리스어로 ‘다수’를 뜻하는 폴리(Poly)와 ‘색’을 의미하는 크로미아(Chromia)에서 유래한 폴리크로마(Polychroma)는 불가리의 근원이자 영원의 도시, 로마(Roma)에 대한 경의를 담아냈다. 모든 각도에서 빛을 받아 다채로운 색을 드러내는 프리즘처럼 생동하는 색과 빛이 어우러진 주얼리는 풍요로운 컬러가 만들어낸 다면적이고 입체적인 세계를 상징했다. 나아가 약 2백50점의 신규 작품을 포함한 총 6백 점의 하이 주얼리 작품을 선보이며, 불가리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하이 주얼리 프레젠테이션으로도 기록될 순간이었다. 특히 그중 각각 희소하고 탁월한 젬스톤으로 장식한 5점의 이정표적 마스터피스와 함께, 역대 최다 60점의 ‘밀리언 달러 피스’를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옐로 팬시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세르펜티 모티프의 폴리크로마 컬렉션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를 착용했다.
불가리의 연금술이 펼쳐진 타오르미나의 밤. 이 자리에 불가리의 글로벌 앰배서더 리사, 프리앙카 초프라 조나스, 유역비, 아카데미 수상 배우 비올라 데이비스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벤트는 타오르미나를 대표하는 그랜드 호텔 티메오에서 시작됐다. 에트나산과 이오니아해를 내려다보는 파노라믹 테라스에서 열린 갈라 디너는 시칠리아의 감성과 테이블 아트를 절묘하게 결합한 모습이었다. 이벤트의 절정은 타오르미나의 고대 그리스 원형 극장에서 펼쳐졌다. 퍼포먼스는 영국 로열 발레단의 상주 안무가이자 다수의 국제 무대에서 찬사를 받으며 현대무용계에서 독보적 위상을 차지하는 웨인 맥그레거 경이 연출과 안무를 맡았다. 고대 그리스비극에서 영감을 받은 3막 구성의 현대적 퍼포먼스 댄스가 펼쳐졌고, 메종의 대표작을 착용한 모델들은 이탈리아 신예 디자이너 프란체스코 무라노가 이번 쇼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의상을 입고 아치와 베일로 구성된 야외극장의 몽환적인 무대를 우아하게 가로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