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I CAN DO THIS ALLDAY 반년 만에 방문한 파리에서 K-팝 스타들의 저력은 여전했다. 그중 올데이 프로젝트의 스케줄은 에디터와 동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생 로랑, 꾸레쥬, 발망, 뮈글러, 앙팡 리쉬 데프리메, 릭 오웬스, 로에베, 베트멍, 꼼데가르송, 발렌시아가, 라코스테, 톰 브라운까지 무려 12개의 쇼를 누빈 그들. 그야말로 이름 그대로 ‘올데이’였다.
2 A LIFE IN MOTION 아녜스 베의 50주년 쇼는 무용수 위고 마르샹의 등장과 함께 시작됐다. 그는 춤을 추다 런웨이로 걸어 나왔고, 피날레엔 아녜스 여사와 함께 무대에 섰다. 방년 85세, 아마 미스터 로렌 다음으로 오래된 ‘현역’이 아닐까. 현장은 패션쇼라기보다 한 사람의 인생 그 자체를 보는 듯했다.
3 A BEGINNING IN PARIS 로저 비비에가 새 둥지를 틀었다. ‘메종 비비에’라 명명된 이곳은 1950년대부터 쌓아온 아카이브와 오늘의 스튜디오가 나란히 숨 쉬는 공간이다. 마리끌레르는 그곳에 첫발을 내딛는 앰배서더 ITZY 예지를 카메라에 담았다. 언제나 든든한 감독 신호연에게 심심한 감사를 전하며.
4 A NEW COSMOS 마티유 블라지가 이끄는 샤넬의 시대가 열린 날. 쇼장인 그랑 팔레 안에 들어서니 작은 우주가 펼쳐져 있었다. 오프닝 룩은 담백한 체크 수트 룩, 그리고 ‘킥’은 입을 벌린 채 구겨진 시그니처 퀼팅 백이었다. 잘 다듬은 단정함 대신 질서를 뒤집는 방식을 택한 하우스의 새로운 수장은 방대한 샤넬의 아카이브를 기리면서도 그 무게에 눌리지 않고 자신만의 궤도를 그려낸 듯하다.
5 OVER THE RAINBOW 쇼에 늦지 않기 위해 어김없이 자전거를 타고 질주하던 도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금세 비가 그친 후 만난 행운의 쌍무지개. (물론 쇼장에는 늦었다!)
6 TO WOMEN 분홍색 바닥에 초록 식탁이 알록달록 늘어선 미우미우 쇼장. 일상적인 듯 아이러니한 그 풍경 속으로 배우 잔드라 휠러가 앞치마를 두르고 걸어 나왔다. 이어진 룩은 각각의 방식으로 노동의 흔적을 품고 있었다. 여성의 삶을 가장 화려한 런웨이에 올려놓은 미우치아 프라다가 쇼 노트에 남긴 글귀를 읽고 무릎을 탁 쳤다. “앞치마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옷’입니다. 여성의 노력과 고된 삶을 상징하죠.”
7 EDITOR’S PICK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컬렉션 리시(resee) 현장에서 자극받은 에디터의 ‘욕망의 항아리’. 조나단 앤더슨 특유의 위트와 로맨티시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네잎클로버 레이디 디올 백과 잭 맥콜로와 라자로 에르난데스의 시선으로 해석한 로에베식 유머가 담긴 홍합 백, 그리고 파리지앵 시크가 은은히 느껴지는 마이클 라이더의 셀린느 헬멧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