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예술과 패션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시대.
지난 12월,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5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Art Basel Miami Beach)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현대 미술 페어로 손꼽히는 아트 바젤은 올해 역시 전 세계 주요 갤러리와 컬렉터, 아티스트를 한자리에 모으며 현대 미술의 흐름을 조망했는데요. 동시에 이번 마이애미비치 에디션에서는 패션 브랜드들의 존재감이 어느 때보다 뚜렷하게 드러나며, 예술과 패션이 만나는 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구찌(GUCCI)
구찌(GUCCI)는 마이애미 디자인 디스트릭트의 스위트 버드 노스 플라자에 홀리데이 시즌이 연상되는 설치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이 작품은 거대한 스노우 글로브를 모티브로 한 건축물로, 브랜드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는데요. 설치물 안에는 과거 구찌 창립자 구치오 구찌(Guccio Gucci)가 런던에서 짐을 다루던 시절 영감을 받은 여행용 러기지가 등장하고, 이탈리아 피렌체와 뉴욕, 파리, 런던 등 구찌의 주요 도시들을 미니어처로 구현한 장면이 펼쳐집니다.
까르띠에(Cartier)


까르띠에(Cartier)는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 2025 기간 동안 브랜드의 상징인 팬더(Panther)를 중심으로 한 몰입형 전시 <cartier: into the wild>를 선보였습니다. 마이애미 디자인 디스트릭트에서 펼쳐진 이번 전시는 1914년 처음 등장한 팬더 모티프의 진화를 따라가며, 잔느 투생(Jeanne Toussaint)이 정립한 디자인 유산부터 현대적인 해석까지 폭넓게 조명합니다. 주얼리 제작에 사용되는 도구와 소재, 왁스 몰드 등도 함께 공개해 까르티에의 장인 정신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요. 식물과 동물 모티프가 어우러진 마지막 공간은 자연과 상상력이 교차하는 까르티에 특유의 세계관을 인상적으로 보여줬습니다.
펜디(Fendi)


펜디(Fendi)는 특별 설치 전시 ‘폰데리아 펜디(Fonderia Fendi)를 선보이며 브랜드의 100주년을 기념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밀라노 기반의 아르헨티나 디자이너 코니 발레세(Conie Vallese)가 기획한 여성성과 장인정신, 이탈리아 문화유산을 조화롭게 담아낸 디자인 작품들을 전시했는데요. 전시는 5개의 이탈리아 장인 작업실과 협업해 제작된 오브제들로 구성되었으며, 금속, 세라믹, 유리, 가죽, 카펫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펜디의 시그니처 코드를 오브제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마르니(MARNI)




마르니(Marni)는 마이애미 디자인 디스트릭트에 위치한 부티크에서 자클린 설리번 갤러리(Jacqueline Sullivan Gallery)와 협업한 설치 전시 <The Semiotics of Dressing>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협업은 현대미술가 조에 모움(Zoé Mohm)의 작품과 오브제를 함께 선보이며, 자클린 설리번 갤러리와의 시너지를 조명합니다. 이 전시는 <Marni, a Prologue> 컬렉션의 공식 데뷔와 함께 진행되며, 부티크 자체를 실험과 탐색이 가능한 창의적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패션과 주얼리 브랜드가 아트 바젤로 모이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아트 바젤은 브랜드의 미학, 철학, 그리고 문화적 위상을 가장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죠. 예술과 패션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하는 지금, 아트 바젤은 그 관계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장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