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명의 아티스트가 그려낸 다면적이고 생경한 비주얼 내러티브.

지난 11월, 발렌티노는 2025 F/W 컬렉션의 키 백으로 자리한 ‘발렌티노 가라바니 드베인(DeVain)’을 조명하는 디지털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총 아홉 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드베인 백을 각자의 감각과 언어로 재해석하며 브랜드가 지향하는 현대적인 미학을 새롭게 확장하는 실험이었습니다. 1차 공개에서 다섯 명의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남은 네 명의 아티스트와 완성한 새로운 챕터를 발표하며 프로젝트의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서로 다른 영역을 넘나드는 이들의 시선이 모여, 하나의 오브제에서 뻗어 나갈 수 있는 무궁무진한 비주얼 내러티브를 펼쳐냅니다.
*아니무스 팍스와 토털 이모셔널 어웨어니스의 영상과 이미지는 AI를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토털 이모셔널 어웨어니스(Total Emotional Awareness)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이자, 미국 포스트 록 밴드 ‘디스 윌 디스트로이 유(This Will Destroy You)’의 창립 멤버인 토털 이모셔널 어웨어니스는 철학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음악, 비주얼 아트 전반을 넘나드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번 협업에서는 AI 알고리즘이 구축해낸 비선형적이고 기하학적인 이미지 구조를 활용해 드베인 백의 실루엣을 원초적 감각으로 해체하고 재구성했습니다. 자연적 형태와 디지털적 질감이 충돌하며 만들어낸 이 시퀀스는 드베인의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한층 미래적인 방식으로 부각시킵니다.
아니무스 팍스(Animus Pax)
아니무스 팍스는 10년 이상 사진,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탐구해 온 아티스트로, 관객의 감각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실험적 작품을 선보여 왔습니다. 그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구현한 이미지는 꽃과 드베인 백을 층층이 쌓아 올리며, 보는 이의 시야를 흔드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생명성과 물성을 지닌 오브제가 기계적 질감의 이미지와 혼재하며,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기묘한 감각적 경험을 불러일으켰죠.
애니 콜린지(Annie Collinge)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가 애니 콜린지는 동화적 이미지와 어둡고 기이한 무드를 결합해 독특한 ‘불편한 미학(uncomfortable beauty)’을 구축합니다. 그는 일상적인 오브제와 실루엣 형태의 컷아웃을 결합해 현실의 틀을 벗어난 장면을 연출하며, 드베인 백이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부유하는 듯한 초현실적 비주얼을 완성했습니다. 컬러 팔레트와 질감의 대비를 통해 드베인의 상징성을 시적으로 확장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지 캡처스(Z_Captures)
지 캡처스는 네오다다와 다다이즘의 정신을 현재적 관점으로 재해석하며, 사진, 회화, 콜라주를 혼합한 특유의 장난끼 있는 작품을 선보이는 아티스트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드베인 백과 팝적인 오브제들을 충돌시키며, 예상치 못한 조합이 만들어내는 즉흥적 에너지를 강조했습니다. 강렬한 색감, 반복된 패턴, 유쾌한 디테일들이 어우러져 드베인 백의 실루엣을 낯설고도 새롭게 드러내는 비주얼을 완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