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멧갈라가 남긴 강렬한 두 번째 장면.



2026 멧갈라의 하이라이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1편이 몸을 캔버스처럼 다룬 드라마틱한 룩에 집중했다면 2편은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흥미로운 표면의 세계로 이어집니다. 시퀸은 빛을 잘게 쪼개고, 페더는 움직임을 더하며, 플로럴 장식은 레드카펫 위에 한 폭의 정원을 펼쳐 놓았습니다. 여기에 블랙 드레스가 만든 관능적인 모먼트와 남성 셀러브리티의 인상적인 수트 스타일까지 더해지며 멧갈라는 풍성한 볼거리를 남겼습니다. 텍스처와 무드 그리고 캐릭터까지 모두 작품처럼 작동한 2026 멧갈라의 두 번째 장면을 지금부터 살펴봅니다.
레드카펫에 피어난 로맨틱한 꽃
멧갈라에서 꽃은 정원의 풍경을 옷감 위로 통째로 옮겨오거나, 회화적인 질감을 몸 위에 덧입히는 등 한층 깊어진 서사를 들려주었는데요. 낭만적이지만 때로는 대담하고, 고전적이면서도 동시대적인 감각이 공존했던 만개한 꽃을 확인해 보세요.




생애 첫 멧갈라 나들이에 나선 지수는 디올(Dior)의 입체적인 드레스로 단숨에 시선을 모았습니다. 프랑스식 정원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정교한 텍스처와 꽃잎을 연상케 하는 장식은 마치 지수의 솔로곡 <꽃>을 떠올리게 하듯 생동감 있게 피어났죠. 여기에 까르띠에(Cartier)의 빈티지 다이아몬드 초커를 매치해 핑크빛 드레스에 클래식한 존재감을 더했습니다. 디올 공주라는 별명답게 지수는 첫 멧갈라에서 우아함의 정수를 보여줬습니다.


지지 하디드는 밤에 핀 꽃 한 송이처럼 고혹적인 자태로 멧갈라 레드카펫을 밟았습니다. 그가 선택한 룩은 미우미우(Miu Miu)의 커스텀 시어 드레스. 투명한 블랙 베이스 위에는 은은하게 반짝이는 크리스털과 잎사귀처럼 보이는 패치워크 장식이 몸을 따라 놓였습니다. 미우미우 팀은 행사 직전까지 지지 하디드의 몸 위에 장식을 직접 배치하며 드레스를 완성했습니다. 덕분에 장식은 피부 위로 조용히 피어난 듯한 인상을 남겼고, 로맨틱한 모티프는 한층 관능적인 장면으로 바꿨습니다.



나오미 왓츠는 디올(Dior)의 커스텀 드레스로 플로럴 룩의 가장 직관적인 화려함을 보여줬습니다. 깊은 밤을 연상시키는 블랙 새틴 소재 위로 형형색색의 플라워 장식을 정교하게 더해, 마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꽃이 일제히 만개한 듯한 장면을 연출했죠. 하이라이트는 헤어 장식에서 드레스 끝단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구성입니다. 머리 위에 얹은 꽃 장식이 드레스 위 플라워 모티프와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꽃의 화사함을 드라마틱한 방식으로 풀어냈습니다.
장인의 세심한 손길로 완성한 텍스처
올해 멧갈라의 드레스 코드가 패션은 예술이었던 만큼, 레드카펫은 텍스처의 향연에 가까웠습니다. 멀리서도 강렬하지만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진가를 드러내는 정교한 질감들이 시선을 사로잡았죠. 장인의 숙련된 손길과 새로운 기술이 만나 드레스를 하나의 입체적인 풍경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올해 멧갈라의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은 제니는 샤넬(Chanel)의 블루 시퀸 드레스로 레드카펫 위에 신비로운 물결을 일으켰습니다. 간결하게 떨어지는 튜브 톱 드레스에는 1만5000개의 블루 시퀸 장식이 촘촘히 이어졌고, 제작에는 총 540시간이 걸렸습니다. 마티유 블라지가 이끄는 샤넬은 서로 다른 블루 톤의 메탈릭 시퀸을 겹겹이 쌓아 드레스 표면이 모자이크 작품처럼 살아 움직이는 효과를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제니가 움직일 때마다 빛은 비늘을 타고 번져 나가며 신비로운 인상을 남겼죠. 여기에 샤넬 하이 주얼리의 비대칭 이어링을 더해 차가운 블루 시퀸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한층 정교하게 완성했습니다.



멧갈라의 공동 의장으로 레드카펫에 선 니콜 키드먼은 샤넬(Chanel)의 레드 시퀸 룩으로 클래식 글래머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몸의 곡선을 따라 흐르는 붉은빛은 그 자체로 거대한 리듬처럼 느껴졌고, 소매와 페플럼 라인을 장식한 풍성한 페더는 드레스에 우아한 움직임을 더했습니다.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시퀸 드레스는 페더 디테일을 만나 한층 입체적인 인상을 남겼습니다.


에일린 구는 아이리스 반 헤르펜(Iris van Herpen)의 드레스로 패션이 기술과 만났을 때 어떤 장면을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줬습니다. 드레스 전면을 뒤덮은 유리 버블은 주변의 빛과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유기체처럼 반응하며 미래적인 질감을 만들어냈죠. 고전적인 공예가 과거의 아름다움을 기린다면, 에일린 구의 룩은 과학적 상상력이 쿠튀르와 만났을 때 펼쳐지는 새로운 아름다움을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제안했습니다.
블랙 드레스의 변주
멧갈라에서 블랙 드레스는 쉬운 선택처럼 보이지만, 사실 가장 까다로운 도전이기도 합니다. 익숙한 색인 만큼 실루엣과 소재, 장식의 한 끗 차이로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죠. 올해 레드카펫에서 스타들은 블랙을 어떤 방식으로 소화했을까요?




생 로랑(Saint Laurent)과 블랙은 이제 로제의 멧갈라 스타일을 규정하는 공식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안토니 바카렐로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쿠튀르 아카이브에서 길어 올린 드레스는 과감한 슬릿으로 로제의 슬림한 라인을 강조했습니다. 룩의 백미는 허리 라인을 장식한 거대한 새 모티프 브로치였습니다. 조르주 브라크가 루브르 천장에 남긴 회화 새들에서 영감받은 장식은 단순한 포인트를 넘어 룩 전체에 예술적 서사를 더했죠. 여기에 티파니앤코(Tiffany&Co.) 2026 블루 북: 히든 가든 컬렉션의 팜 다이아몬드 네크리스를 매치했습니다. 30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를 정교하게 세팅한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는 블랙 드레스 위에서 영롱하게 빛나며 미니멀한 룩에 긴장감을 더했습니다.




구찌 앰버서더로 처음 멧갈라를 찾은 닝닝은 구찌(Gucci)의 커스텀 드레스로 강한 존재감을 남겼습니다. 검은 실크 오간자를 층층이 쌓아 올린 조형적인 드레스는 어깨부터 발치까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러플 장식으로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마치 검은 파도가 몸을 휘감아 도는 듯한 인상이었죠. 몸의 선을 강조하는 전형적인 드레스 공식에서 벗어나, 옷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구조물처럼 활용한 전략이 적중했습니다. 강렬한 색채 없이 오직 형태감만으로 구찌 특유의 드라마틱한 상상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순간이었습니다.


조 크래비츠는 생 로랑(Saint Laurent)의 블랙 레이스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 위에 짙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우아하면서도 고혹적인 레이스가 피부 위로 얇은 그림자처럼 내려앉아 직접적인 노출보다 훨씬 더 깊은 관능미를 자아냈는데요. 여기에 고전적인 바스크 웨이스트 라인과 조각적인 페플럼 실루엣이 조화를 이루며 룩 전체에 과감함과 절제 사이의 정교한 균형을 선사했습니다. 많이 드러내지 않아도 충분히 매혹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한 셈이죠. 같은 블랙이라도 소재와 실루엣의 변주에 따라 얼마나 전혀 다른 미학이 탄생할 수 있는지 보여준 순간이었습니다.
남성복이 만든 또 다른 하이라이트
멧갈라의 진정한 재미는 화려한 드레스 군단 뒤에 숨은 남성들의 반전 카드에 있습니다. 올해 남성복은 박제된 듯한 클래식 턱시도 공식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각자의 캐릭터와 몸의 구조 그리고 정교한 쿠튀르적 장식을 품은 하나의 콘셉트 예술로 확장했는데요. 단정한 예복을 넘어 레드카펫의 판도를 바꾼 남성 스타들의 결정적인 장면들을 꼽아봤습니다.



제러미 포프는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의 아카이브 재킷으로 올해 멧갈라의 테마를 가장 직관적으로 풀어냈습니다. 진주와 비즈를 촘촘히 엮어 만든 재킷은 남성의 근육 구조를 형상화하며 강렬한 착시를 일으켰는데요. 멀리서 보면 단단한 갑옷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인체의 선을 정교하게 따라간 수공예 디테일이 시선을 붙잡습니다. 몸을 가리는 옷이 아니라 몸의 구조를 다시 그린 작품에 가까웠죠. 제러미 포프의 룩은 남성복 역시 인체와 예술의 관계를 충분히 대담하게 말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에이셉 라키는 샤넬(Chanel)의 핑크 로브 룩으로 남성복의 고정관념을 부드럽게 비틀었습니다. 블랙 새틴 라펠과 파이핑 디테일이 돋보이는 핑크 로브 위에는 실크와 페더로 만든 까멜리아 장식이 자리했습니다. 화이트 셔츠와 블랙 팬츠라는 클래식한 바탕은 남겨두고서 풍성한 로브의 볼륨과 샤넬 특유의 장식성을 더해 수트와 쿠튀르 사이를 여유롭게 오갔죠. 과장된 포즈 없이도 레드카펫의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버린 에이셉 라키다운 감각이 돋보인 선택이었습니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강인한 체격을 지닌 드웨인 존슨과 남성복의 관습을 비트는 톰 브라운(Thom Browne)의 만남은 그 자체로 예상을 뛰어넘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는 블랙 모헤어 테일코트에 플리츠 스커트와 팬츠를 겹쳐 입고, 톰 브라운식 테일러링 실험을 본인만의 당당한 태도로 소화했습니다. 단단하게 재단한 코트의 선과 스커트의 유연한 움직임은 그의 힘 있는 신체와 맞물리며 기막힌 균형을 이뤘습니다. 특히 코트 뒷면을 장식한 350m 이상의 핸드 플리츠 실크 리본은 척추와 골격의 구조를 떠올리게 하며 룩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전형적인 턱시도 대신 자신의 피지컬을 조형적 토대로 삼으며 가장 드웨인 존슨다운 멧갈라 데뷔전을 완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