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맞아 패션 브랜드들이 경기장 안팎으로 열기를 더하며 그라운드 밖 응원 문화를 새롭게 정의합니다.

4년마다 찾아오는 지상 최대 스포츠 축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마침내 막을 올렸습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도 스포츠 응원 문화와 유니폼을 재해석한 월드컵 컬렉션을 선보이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축구와 패션의 경계를 허물고 각자의 방식으로 축제 분위기를 이어갑니다.


트래비스 스캇이 소환한 2000년대 축구
월드컵 개막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 주인공은 미국 출신 뮤지션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현지 시각으로 6월 11일, 그는 자신의 레이블 겸 브랜드 캑터스 잭(Cactus Jack)과 나이키(Nike)의 협업 T90 컬렉션을 공개했는데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이번 월드컵에 맞춰, 자국에서 대회가 열리는 날을 출시일로 낙점한 것이죠. 출시를 기다려 온 팬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이어지며 월드컵 열기에 힘을 보탰습니다.
이번 컬렉션의 테마는 나이키의 전설적인 축구화 라인 ‘토탈 90(Total 90)’. 2000년대 초반 나이키가 그라운드 위에서 영향력의 정점을 찍던 시절을 상징하는 라인업입니다. 1차 드롭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영국, 프랑스, 포르투갈 등 10개 국가의 헤리티지를 담은 아이템이 공개되었는데요. 각 국가를 상징하는 컬러에 스캇 특유의 그래픽과 디테일을 더한 것이 특징이죠. 패션계의 핵심 트렌드로 떠오른 블록코어 열풍과 스캇이 가진 글로벌 영향력이 만나 패션과 음악, 스트리트 문화를 아우르는 컬렉션을 완성했습니다. 2000년대 축구 팬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2026년 축구와 스트리트웨어 문화가 교차하는 그 중심에 다시 한 번 이름을 올렸죠.




카파가 탄생시킨 애니메이션과 축구의 만남
그라운드에서 나루토가 튀어나왔습니다.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 카파(Kappa)가 유럽 스트리트웨어 부티크 쿠리르(Courir)와 손잡고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나루토 질풍전’ 협업 캡슐 컬렉션을 선보인 것인데요. 컬렉션은 나루토, 사스케, 이타치, 가아라 등 시리즈를 대표하는 주요 캐릭터에서 영감 받아 탄생한 여섯 종의 풋볼 저지로 구성됐습니다.
핵심은 각 캐릭터가 가진 개성을 축구 유니폼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점입니다. 주인공 나루토를 상징하는 오렌지 컬러 저지부터 가아라를 모티프로 한 어스 톤 팔레트까지. 각 캐릭터를 상징하는 기술과 컬러, 문양 등 세계관 속 요소들을 그대로 구현해,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디테일로 시선을 사로잡았죠. 여기에 카파 특유의 레트로 유니폼 실루엣과 어깨선을 따라 반복되는 브랜드 로고를 더해 스포츠웨어의 감성까지 놓치지 않았습니다. 풋볼 저지가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 받는 블록코어 열풍에 올라 타, 일본 만화와 축구 문화를 연결하며 획기적인 접점을 만들어 낸 셈.



프레피 무드로 응원석 장악한 타미 힐피거
클래식 아메리칸 프레피의 아이콘, 타미 힐피거(Tommy Hilfiger)도 월드컵의 열기에 합류했습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기념해 선보인 컨트리 팩(Country Pack) 캡슐 컬렉션은 한국과 미국, 브라질, 멕시코, 독일 등 월드컵 참가국의 상징적인 컬러를 기반으로, 위트 있는 그래픽 요소를 담아낸 것이 특징입니다. 국기와 국가명, 숫자 그래픽을 전면에 배치해 축구 유니폼이 가진 무드를 살리면서도 감각적인 패턴과 배색 포인트로 완성도를 높였죠. 한국 에디션의 경우 붉은 악마가 떠오르는 강렬한 레드 컬러에 태극기 패치와 화이트 스트라이프 디테일로 월드컵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세련되게 담아냈습니다.
이번 월드컵 컬렉션은 전형적인 축구 유니폼 대신 타미 힐피거 특유의 프레피 스타일로 스포티하게 재해석해,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 제안합니다. 그동안 응원복이 경기 당일에만 꺼내 입는 옷이었다면, 타미 힐피거는 스포츠와 데일리 패션의 경계를 허물며 월드컵 열기를 일상 가까이 끌고 온 것이죠.



이제 월드컵의 에너지는 경기장을 넘어 문화 전반으로 뻗어갑니다. 스포츠를 스트리트 문화와 연결하는가 하면, 유니폼을 데일리 웨어로 바꿔놓고 애니메이션을 끌어들이며 새로운 팬층을 만들죠. 각자의 방식으로 파도에 올라탄 브랜드들의 행보는 스포츠와 패션이 얼마나 깊고 단단히 엮여 있는지 다시 한 번 증명합니다.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정해지기 전까지, 그라운드 밖에서는 어떤 이야기와 스타일이 탄생할지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