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제리 혹은 파마자 룩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레이스가 어느 순간 런웨이를 넘어 리얼웨이에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담하고 자유로운 모습으로 천천히 여름 스타일링의 핵심 소재로 스며 들고 있죠. 성긴 조직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살결로 맞이하는 해방감, 그리고 디자인과 실루엣의 변주만으로도 단숨에 로맨틱한 여름날의 한가운데로 우리를 데려다주죠. 레이스를 즐기는 가장 자유로운 방식을 살펴볼까요?

@kateyoung

마고 로비의 룩은 레이스가 어떻게 도심 속에서 리조트의 낭만을 구현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완벽한 예시입니다. 그가 선택한 샤넬의 2023 리조트 컬렉션 룩은 웨딩드레스가 떠오르는 주름진 튜브 톱과 그 아래로 흐르는 화이트 레이스가 겹겹이 층을 이룬 시스루 스커트의 조합으로 완성했죠. 걸음을 옮길 때마다 흩날리는 레이스 스커트는 뉴욕의 차가운 빌딩 숲 사이를 걷고 있음에도 지중해의 부드러운 바람이 느껴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단단한 튜브 톱의 텍스처와 부드러운 레이스의 대비는 도시의 세련됨과 휴양지의 여유를 동시에 움켜쥔 레이스 효과를 톡톡히 보여주죠.

@dualipa

블랙 컬러의 레이스도 화이트만큼이나 여름과 어울립니다. 두아 리파가 입은 블랙 레이스 역시 한여름의 휴가 분위기가 느껴지죠. 고혹적인 깊이감은 덤으로요. 블랙 레이스로만 이루어진 대담한 드레스는 깊게 파인 네크라인과 시스루 디테일로 보헤미안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여기에 드레스와 같은 디테일의 롱부츠를 매치해 시스루와 레이스라는 소재의 통일감을 줬죠.

@oliviarodrigo

Z세대의 패션 아이콘인 올리비아 로드리고 역시 화이트 레이스와 부드러운 새틴 텍스처를 겹쳐내어 로맨틱하면서도 경쾌한 미니 드레스 룩을 선보였습니다. 코르셋처럼 보디를 타이트하게 조여주는 실루엣과 레이스 트리밍이 더해져 마치 90년대 빈티지 슬립 드레스를 연상시키는데요. 허리 아래로는 가볍게 퍼지는 플레어 실루엣이 그의 발랄함을 배가 시켜주죠. 여기에 섬세한 플로럴 자카드와 세련된 레이스 디테일이 겹쳐지며 몽환적인 무드가 동시에 느껴집니다.

시드니 칼슨은 레이스라는 하나의 소재를 다른 두 가지의 무드로 풀어냈죠. 아이보리 레이스 드레스 위에 핑크 깅엄 체크 패널이 덧대어진 디자인은 슬립웨어와 에이프런 드레스의 중간 지점 같은 느낌을 줍니다. 여기에 더해진 풍성한 러플 디테일과 블루 리본 장식은 소녀 같은 순수함이 느껴지죠. 반면 두 번째 룩은 정교한 아일릿(Eyelet) 자수가 돋보이는 크롭 톱과 팬츠 셋업입니다. 중앙의 동그란 컷아웃과 프릴 디테일이 센슈얼한 리조트 룩의 정석을 보여주죠.

해변에서도 레이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선명한 컬러의 스윔웨어 위에 로맨틱한 레이스 장신이 더해진 슬립 드레스를 툭 걸치거나, 경쾌한 기퓌르 레이스 톱과 코발트블루 스윔 쇼츠를 매치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섬세한 레이스와 기능적인 스포츠 웨어가 만들어내는 의외의 조화는 올여름 레이스를 가장 힙하게 즐기는 방법입니다. 로맨틱한 레이스를 선택하되, 스타일링만큼은 무심하고 시크하게 연출해 보세요. 그 반전이야말로 올여름 레이스를 가장 매력적으로 즐기는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