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우미우는 탄생 20주년을 맞은 마테라쎄 가죽 백의 제작 공정을 토스카나 발비냐 팩토리에서 공개했습니다.
- 마테라쎄 가죽은 신축성 있는 천과 충전재, 가죽을 겹쳐 바느질한 뒤 수축시켜 입체감을 만들어냅니다.
- 숙련된 장인들과 전용 기계의 정교한 협업 및 완벽을 향한 열정을 통해 완성도 높은 가방이 제작됩니다.
미우미우의 마테라쎄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발비냐에서, 사랑으로.




밀라노 패션위크를 앞둔 9월 어느 날, 마리끌레르 코리아는 미우미우의 초대를 받아 소란스러운 밀라노를 잠시 벗어났다. 볼로냐와 피렌체를 지나 도착한 곳은 토스카나 지역의 작은 마을 발비냐(Valvigna). 이 마을에 위치한 프라다 가든 팩토리에서는 이번 트립의 주인공이자 올해로 탄생 20주년을 맞은 마테라쎄 가죽이 가방으로 만들어지기까지 거치는 모든 여정이 이루어진다.
10만m² 이상의 부지에 세워진 연면적 3만m²의 건물. 산업 건축의 거장 귀도 카날리(Guido Canali)가 설계한 팩토리는 그 규모로 먼저 방문객을 압도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자연광과 녹지를 중시하는 그의 건축 철학을 따뜻하게 품고 있다. 복도를 따라 놓인 식물과 실내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는 넝쿨, 건물과 건물 사이에 조성해놓은 아기자기한 정원 덕에 철근과 유리를 주재료로 사용했음에도 삭막한 기운을 느낄 수 없는 것. ‘포도밭 계곡’이 라는 뜻을 지닌 발비냐의 지명을 존중하고, 포도와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성을 살리기 위해 포도나무를 심은 사려 깊은 배려 역시 돋보였다(덕분에 이날 게스트들은 포도 익는 향기에 취해 초가을의 정취를 만끽했다).
가죽 제품을 위한 원자재 창고와 대규모 가죽 재단 센터, 역사 아카이브, 완제품과 원자재를 다루는 실험실, 그리고 팩토리의 심장과도 같은 아틀리에에 이르기까지 여러 파트로 구성된 공간 가운데 가장 먼저 살펴본 곳은 상징적인 마테라쎄 소재의 백과 대형 캠페인 프린트가 전시된 1층, 그리고 1층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아카이브 수장고다. 수장고에는 6만6천여 점의 가죽 제품과 8만 켤레를 웃도는 신발이 유형에 따라 분류돼 있었는데, 그 모습이 더없이 웅장한 데다 이제 마테라쎄의 비밀이 펼쳐질 거라는 브랜드 관계자의 설명까지 더해진 탓에 기대감은 더욱 고조됐다.
위층으로 걸음을 옮겨 가장 먼저 알게 된 비밀은 마테라쎄 가죽을 구현하는 과정이다. 먼저 신축성 있는 천을 팽팽히 늘여 기계에 고정하고, 그 위에 충전재와 가죽을 순서대로 얹는다. 이 상태에서 촘촘히 바느질한 후 고정한 천을 잘라내면 모든 소재가 함께 수축되며 마테라쎄 특유의 입체감을 갖게 된다. 처음 마테라쎄를 디자인할 당시만 하더라도 모든 패턴을 손으로 그려 봉제해야 했지만, 20년의 세월 동안 기술적 발전을 거듭한 끝에 지금은 오로지 마테라쎄만을 위해 고안한 전용 기계가 숙련된 장인들을 돕는다.
이어 방문한 아틀리에에서는 이렇게 생산된 소재가 하나의 가방으로서 생명을 얻는 공정에 관한 비밀이 밝혀졌다. 운 좋게도 무려 40년간 미우미우를 위해 일해온 가죽 제품 부문 테크니컬 디렉터, 마르코 브로자니(Marco Brogiani)의 안내를 따라 백이 실제로 제작되는 장면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기회가 주어진 것. 먼저 캐드(CAD) 프로그램으로 그린 종이 패턴이 재단 부서로 전달되면, 재단 전문가가 패턴에 따라 각각의 가죽 조각을 정교하게 잘라낸다. 필요에 따라 보강 작업까지 마친 조각들은 다음 담당자에게로 옮겨져 하나의 몸체로 조립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미리 표시한 기준점에 맞게 오차 없이 재봉하는 일이다. 그러지 않으면 가방을 뒤집었을 때 정확한 형태가 나오지 않고, 무엇보다 완벽을 지향하는 디테일이야말로 미우미우의 영혼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브로자니는 설명했다.
마리끌레르 코리아가 참관하는 1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4명씩 그룹을 이뤄 작업하는 ‘인 더스트리얼라이제이션 팀’은 정밀하고 빠른 손길로 크림 컬러의 완더 백을 완성해냈다. 사람과 기계가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서로를 의지해 협업하는 장면은 생각보다 더 인상적이었고, 일련의 단계를 접한 후 마주한 완더 백은 스토어에 놓여 있을 때보다 배로 값지고 아름다워 보였다. 감화된 게스트들을 향해 브로자니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 일의 핵심은 열정입니다. 열정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죠.” 그의 설명처럼 현장에 자리한 장인들의 눈에는 실로 열정이 가득 서려 있었다.
모든 프로그램이 끝나고 건물 밖으로 나서자 무르익은 포도 냄새가 바람에 한층 강하게 실려왔다. 이날 직접 들은 마테라쎄의 비밀은 두 가지였지만, 그 순간 불현듯 세 번째 비밀을 깨닫게 됐다. 지역 주민을 위해 굳이 포도를 심고 가꾸는 정성, 소박한 마을 경관을 커다란 상업 시설이 해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설계하는 다정함, 그리고 가방 하나를 위해 40년을 숙련하고도 열정을 잃지 않는 태도. 이런 것들이야말로 마테라쎄 안에 녹아 있는 ‘비법 재료’가 아닐까. 미우미우의 마테라쎄를 완성하는 것. 그건 결국 사랑이었나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