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마리봇의 요점 정리
  • 사카이의 2027 S/S 컬렉션은 서로 정반대에 놓인 것들을 겹치며 ‘변화하는 순간’을 런웨이 위에 풀어냈습니다.
  • 아베 치토세는 데님과 시폰, 테일러링과 러플처럼 서로 어우러지지 않을 듯한 다양한 요소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습니다.
  • 복잡한 구조와 디테일을 더하면서도 단정한 실루엣을 기반에 두어, 사카이가 오랜 시간 이어 온 하이브리드 미학의 진화를 보여줬습니다.

엇갈림 속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아낸 사카이 2027 S/S.

변화하는 순간을 붙잡은 아베 치토세

지난 10월 5일(현지 시간), 파리 콜레주 데 베르나르댕(Collège des Bernardins)에서 사카이(Sacai)의 2027 S/S 여성복 컬렉션이 공개됐습니다. 브랜드의 설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아베 치토세(Chitose Abe)가 이번 시즌 바라본 것은 하나의 답에 도착한 모습이 아닌 그곳으로 향하는 과정이었는데요. 옷 위에 새겨진 문구 ‘A Moment of Becoming(무언가가 되어가는 순간)’이 그 출발점을 알렸습니다.

모순을 능숙하게 입은 사카이

이번 컬렉션을 준비하며 인간 안에 공존하는 좋은 면과 나쁜 면에 주목한 아베 치토세. 그는 강점과 결점, 현실과 비현실, 남성성과 여성성처럼 서로 상반된 듯한 성질을 구태여 가르지 않고 한 프레임 안에서 바라봤습니다. 탄탄한 데님과 수트용 원단 옆에는 가볍게 흩날리는 시폰과 매끄러운 새틴을 놓고, 어깨에는 군복의 견장을 떠올리게 하는 풍성한 프린지를 얹었죠. 반듯하게 잘린 크롭트 팬츠의 밑단에는 러플을 더해 단정한 형태에 예상 밖의 움직임을 만들었고요. 퍼와 흩어진 스팽글, 라인스톤 등의 화려한 디테일 역시 재료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트롱프뢰유 기법을 통해 보석을 잔뜩 늘어놓은 듯한 그래픽으로 프린팅되었는데요. 여기에 톱 위에 새긴 문구 ‘A Moment of Becoming’과 스쿨 엠블럼을 연상하는 문양 역시 역시 이런 상반된 모습을 아우르는 이번 시즌의 메시지를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경계를 흐리고 변화하는 옷

사카이의 2027 S/S 컬렉션은 옷이 완성되는 과정에도 시선을 돌렸습니다. 두 겹을 겹친 파카 재킷은 안감을 겉감에 덧댄 채 등장해 옷을 만드는 과정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비치는 겉면 너머로 안쪽 구조가 그대로 보이도록 한 피스도 눈길을 끌었죠. 스팽글과 보석은 입체적인 트리밍과 패널로 옮겨왔고요. 옷 안쪽에 숨겨두는 구조가 밖으로 드러나며 안과 밖의 경계도 자연스럽게 흐려졌는데요. 실루엣도 얌전히 한자리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목이 높게 솟은 램프셰이드 재킷은 전등갓처럼 풍성한 볼륨을 만들었고, 가늘고 반듯하게 내려오는 미디 펜슬 스커트는 촘촘한 플리츠가 밑단에서 경쾌하게 퍼지며 갑작스러운 리듬을 만들었죠. 완성된 피스를 잘라 붙이는 데서 멈추지 않고, 하나의 옷이 만들어지고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는 순간까지 디자인으로 끌어들이며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는 쇼를 선보였습니다.

단정한 옷 위에 생긴 뜻밖의 움직임

그렇다고 옷의 기본적인 형태까지 무너뜨린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변주 속에서도 어깨와 허리가 또렷하게 잡힌 테일러링이 이번 컬렉션의 근간을 이루었거든요. 그 단정함 위에서 깃털과 프린지, 러플이 움직임을 마음껏 펼쳐낸 셈이죠. 넓은 벨트로부터 길게 떨어진 천 조각들은 걸을 때마다 자유롭게 흔들렸고, 블랙 시어 드레스에는 시스루 원단과 빽빽한 깃털을 이어 붙여 질감의 차이를 주며 또 하나의 재미를 만들었습니다. 피날레를 장식한 블랙 재킷에서는 각진 어깨와 곧게 떨어지는 팬츠 위에 크리스털을 촘촘히 장식한 라펠을 더하며 절제된 화려함을 보여주었고요. 허리를 잘록하게 잡은 아우터와 한껏 과장된 볼륨의 소매, 실용적인 포켓 곁에 놓인 화려한 안감까지. 복잡한 구조와 예상치 못한 디테일을 겹치면서도 결국 손이 가는 옷으로 완성한 이번 컬렉션에서 사카이는 오래 다뤄온 하이브리드 미학의 진화를 증명해냈습니다. 좋은 면과 나쁜 면, 강함과 부드러움처럼 정반대의 것들마저 있는 그대로 품으면서요. 오랜 시간 어긋나는 것 사이에서 뜻밖의 균형을 찾아온 사카이가 다음 시즌에는 또 어떤 모순들을 런웨이 위에 불러모을지 궁금해지네요.

Q&A
AI 마리봇의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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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치토세의 결혼 전 성인 ‘사카이(Sakai)’에서 출발했습니다. 익숙한 발음은 그대로 두고 철자만 살짝 바꿔, 1999년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론칭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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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데가르송(Comme des Garçons)에서 패턴 디자이너로 8년간 경력을 쌓았고,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e)의 초창기 멤버로도 활동했습니다. 아베는 당시의 경험들을 통해 남들이 좀처럼 만들지 않는 옷에 주목하는 ‘독창성’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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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치토세는 인간 안에 좋은 면과 나쁜 면이 함께 존재하듯, 서로 반대되는 성질이 하나의 옷 안에서도 공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단단한 소재와 부드러운 소재, 단정한 테일러링과 움직이는 요소들을 함께 사용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