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티유 블라지가 그랑 팔레를 무대로 샤넬 우먼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2027 S/S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 화이트 드레스부터 테일러링, 트위드, 시스루 니트까지 서로 다른 시대의 샤넬 코드를 현대적인 옷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했습니다.
- 수많은 새들, 그리고 하늘을 연상시키는 장식과 프린트는 컬렉션에 가벼움과 자유로운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샤넬의 2027 S/S 컬렉션, 마티유 블라지가 그린 다채로운 샤넬 우먼.


새 떼가 날아든 그랑 팔레에서 펼쳐진 샤넬의 새 계절
지난 10월 6일(현지 시간),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샤넬의 2027 S/S 컬렉션이 열렸습니다. 철골과 유리로 이루어진 거대한 지붕 아래에는 95마리의 새 떼가 허공을 가르듯 매달려 있었고, 게스트들은 그 풍경을 올려다보며 쇼의 시작을 기다렸죠. 마티유 블라지(Matthieu Blazy)가 샤넬에서 첫 컬렉션을 선보인 지 1년이 흐른 지금, 그의 본격적인 비상을 알리는 이번 쇼는 ‘La Conversation – Part Three – Different Faces of the Same Coin(같은 동전의 다른 얼굴들)’이라는 이름 아래 펼쳐졌습니다. 창립자 가브리엘 샤넬(Gabrielle Chanel)과 이어 온 대화의 세 번째 장이자 한 여성, 즉 샤넬 우먼 안에 머무는 여러 얼굴에 대한 이야기였죠. 그 얼굴들은 창립자가 늘 추구해 왔던 자유로움과 해방, 그리고 마티유 블라지가 휴가를 보냈던 이탈리아 남부 마을 철새들의 날갯짓을 만나 더욱 싱그러운 봄과 여름을 만들어냈습니다.









화이트 드레스에서 트위드까지, 여러 시대를 오가는 샤넬의 옷들
컬렉션은 마치 거즈처럼 비치는 화이트 미니 드레스로 문을 열었습니다. 하우스가 오래 아껴 온 블랙 대신 화이트를 택했고, 바스트에는 깃털을 닮은 로제트가 피어 있었죠. 아틀리에의 재봉사로 일했던 가브리엘 샤넬의 초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 한 벌을 시작으로, 이후 에드워드 시대의 코르셋과 테일러링의 흔적이 옷 곳곳에 스며들었습니다. 블랙 펜슬 스커트의 실루엣은 갖가지 컬러와 소재로 번져나갔고, 몸에 밀착되는 시스루 니트와 웨이스트 라인을 강조한 탑은 남성적인 팬츠와 만나 부드러움과 당당함이 공존하는 현대적 테일러링으로 이어졌어요. 그 뒤로도 플로럴과 페더 트리밍 디테일이나 드롭 웨이스트 드레스, 트위드 셋업 등 샤넬의 상징적인 코드들이 차례대로 등장하며 다양한 샤넬 우먼의 얼굴을 보여주었고요. 하지만 마티유 블라지는 이 코드들을 단순히 늘어놓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겹쳐 넣어 시간의 결이 살아 있는 한 편의 이야기로 풀어냈는데요. 이는 오래된 유산에 대한 찬미이자 오늘날의 옷장을 향한 초대와도 같았습니다. 한편, 이번 컬렉션의 또 다른 키워드는 자유를 상징하는 새였습니다. 새들은 샤넬의 무대 위에서 저마다의 모습으로 한껏 날아다녔고, 버튼과 자수, 튤 소재의 풍성한 스커트로도 다시 태어났습니다. 여기에 푸른 하늘 위 구름과 별이 박힌 밤하늘이 프린팅된 드레스가 더해져 한층 완벽한 하늘 풍경이 완성됐고요. 더욱 자유롭고 경쾌해진 샤넬 우먼의 새로운 해방이었습니다.
샤넬 쇼장에 등장한 원희와 건호, 그리고 두아 리파
쇼장에는 첫 샤넬 쇼를 찾은 아일릿 원희와 코르티스 건호가 자리했습니다. 원희는 레드와 아이보리가 세로로 교차하는 니트 재킷과 스커트 셋업을 착용했는데요. 네크라인과 헴 라인을 따라 꽃잎을 연상케 하는 디테일이 더해져 사랑스러우면서도 한층 더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건호는 이날 따뜻한 카멜 톤의 스웨이드 셔츠 재킷에 화이트 티셔츠와 편안한 팬츠를 매치해 댄디하면서도 여유로운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팬츠 위 벨트 라인에 위치한 샤넬 로고가 화이트 룩 위에서 시선을 사로잡아 세련된 감각을 보탰죠. 어디서나 당당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두아 리파(Dua Lipa)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두아 리파는 레드와 오렌지, 핑크가 어우러진 플로럴 슬리브리스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현장의 모든 시선을 이끌었는데요. 곳곳에 더해진 페더 장식과 반짝이는 진주 비즈로 엮은 화이트 클러치가 한층 화려한 무드를 완성시켰습니다.


샤넬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날갯짓!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의 ‘Gimme More’가 장식한 쇼의 피날레는 샤넬의 봄과 여름을 더욱 경쾌하고 발랄하게 완성했습니다. 이 흥겨운 장면들은 관객들을 미소 지으며 자리를 떠나게 했고, 그 속에서 마티유 블라지가 담고자 한 수많은 모습과 유쾌함을 읽을 수 있었죠. 그는 이번 컬렉션에서 샤넬 우먼의 지나온 얼굴들을 보여 주면서도 그대로 답습하지 않았고, 오래된 샤넬도 얼마든지 새로워질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어두운 시대일수록 아름다움과 기쁨이 머물 자리를 패션이 내어 주어야 한다는 그의 바람 역시 이번 시즌 전체에 스며 있었고요. 그가 펼친 자유로운 날갯짓이 하우스의 다음 장을 어디로 이끌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