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퀘라가 1920~30년대 유니폼을 독특하게 변주하며 직업과 역할을 주제로 한 2027 S/S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 클래식한 유니폼에 과장된 실루엣과 아방가르드한 디테일, 네온 컬러를 더해 바퀘라만의 유쾌한 세계를 완성했습니다.
- 마지막에는 패트릭 디카프리오와 브린 타우벤시, 두 디자이너가 직접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며 바퀘라 특유의 유머와 진정성을 보여주는 피날레를 완성했습니다.
유니폼 위에 노래를 얹은 밤, 바퀘라가 파리에서 완성한 가장 솔직한 피날레.


바퀘라가 그리는 경쾌한 봄과 여름!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간), 파리 패션위크에서 바퀘라(Vaquera)의 2027 S/S 레디투웨어 컬렉션이 공개됐습니다. 뉴욕의 언더그라운드 신에서 출발해 전 세계에서 독보적인 감성을 선보이고 있는 디자이너 듀오 패트릭 디카프리오(Patric DiCaprio)와 브린 타우벤시(Bryn Taubensee)는 이번에도 예상 밖의 컬렉션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했죠. 이번 시즌 두 사람에게 영감을 준 것은 바로 1920~30년대의 유니폼. 바퀘라만의 색이 더해진 화려한 피스들은 우리 각자가 가진 직업과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만든 경쾌한 역할놀이 같았습니다. 다만 이들의 유니폼은 익숙한 형태를 그대로 따르지 않았습니다. 브랜드 특유의 서브컬처적 정체성과 아방가르드한 감각이 더해져, 반항적이면서도 로맨틱한 세계관을 만들었어요.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확장된 바퀘라만의 새로운 봄과 여름이었죠.




패션 디자이너부터 셰프까지, 룩으로 그려낸 인물들의 행진
쇼는 뾰족하게 세운 헤어스타일의 모델 다섯 명이 과장된 실루엣의 화이트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며 시작됩니다. 이 드레스들이 보여준 풍성함은 퍼 소재로 표현되거나, 수많은 개더 디테일, 혹은 벌룬 형태의 볼륨감으로 다채롭게 펼쳐졌죠. 이후 전형적인 제복의 틀을 비튼 유니폼들이 등장해 쇼의 분위기는 반전되었습니다. 카라를 의도적으로 높이 구부려 올리거나, 거친 질감 대신 부드럽게 흐르는 얇은 저지 소재의 스커트로 유연함을 더했고, 속이 비치는 오간자 톱과 브라렛, 마이크로 팬츠 등으로 과감함을 표현했어요. 이어지는 룩에는 더 경쾌한 컬러가 더해졌습니다. 버터 옐로우와 사랑스러운 파스텔 핑크, 메탈릭 실버는 새틴으로 화사하게 다시 태어났고, 네온 옐로우와 네온 핑크는 보우 형태의 장식이나 백으로 존재감을 드러냈죠. 패션 디자이너의 차림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트렌치코트와 리본 디테일의 더비 햇, 그리고 진주 네크리스들이 등장해 1920~1930년대의 클래식한 디자이너 스타일을 연상케 했는데요. 이 룩들 역시 과장된 옷깃이나 극적으로 퍼지는 페더 장식이 더해져 바퀘라만의 위트 있는 감성을 완성해냈습니다. 여기에 풍선처럼 부푼 롬퍼와 길다란 토크를 쓴 셰프, 앞치마를 두른 메이드, 그리고 웨이터 차림까지 서로 다른 인물들이 차례로 런웨이 위에 올랐고요. 마지막에는 맨 처음 등장했던 다섯 벌의 화이트 드레스가 같은 실루엣 그대로 네온 컬러를 덧입은 채 다시 등장해, 완벽하고 재미난 바퀘라식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동시에 두 디자이너는 직접 객석을 향해 전설적인 혼성 팝 듀오 소니 앤 셰어(Sonny & Cher)의 ‘I Got You Babe’를 부르며, 솔직하면서도 유쾌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유머와 진정성으로 완성한 바퀘라의 태도
이번 쇼가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두 디자이너 역시 스스로가 맡은 ‘디자이너’라는 역할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피날레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며 런웨이에 등장한 두 사람의 모습은, 바퀘라가 셀러브리티부터 군인, 웨이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무대 위로 불러냈던 방식과 다르지 않았죠. 2013년 자신의 옷장을 실험하던 패트릭 디카프리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바퀘라는 어느새 파리 패션위크 공식 캘린더에 이름을 올린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거대한 자본과 엄숙함 대신 유머와 진정성을 택해온 이들의 태도는 이번 시즌에도 변함없었죠. 틀에 박힌 질서 대신 유쾌한 상상력을 택하고, 그 안에서도 진심을 잃지 않는 바퀘라의 다음 시즌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