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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의 남쪽 연안에 위치한 거대한 빙산이 작은 빙하로 떨어져 나와 형성된 바트나예퀴들(Vatnajökull) 지방에서는 수많은 얼음덩어리와 파도가 부딪치는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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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르의 서쪽으로 떠난 3명의 여성 서퍼들. 사진 왼쪽에 서 있는 킴벌리 던롭은 잘게 부서지는 파도를 주로 즐기는 롱보드 전문 서퍼다. 가운데에 서서 포즈를 취한 이야 게스츠도티르는 빙하가 녹은 차가운 물결 위에서 서핑을 즐긴다. 오른쪽에 선 리앤 커런은 최근 서핑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다.

“난 그저 아이슬란드의 바람을 좋아하는 것뿐이에요. 차가운 눈보라 때문에 피부가 얼얼해지는 그 느낌까지 사랑해요. 모두 태풍을 피해 안전한 곳을 찾아 떠날 때도 난 이곳에 머물렀어요.”

모든 여행에는 이르고자 하는 목적지가 있기 마련이다. 이번 여행의 목표는 아이슬란드 서부의 피오르에서 목장을 운영하는 베티 피에튀르스도티르(Betty Pe′tursdottir)와 그녀가 만난 서퍼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프랑스 출신 여성 서퍼 리앤 커런 (Lee-Ann Curren)은 3년 전 우연히 베티를 처음 만나 금세 가까운 사이가 됐다. 20대 초반의 금발 머리 젊은 여자와 아이슬란드 시골에 사는 50대 중년 여자가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니 그녀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해안가에 자리 잡은 목장에서 2백 마리의 양을 키우며 딸과 단둘이 지내는 베티는 차로 40분 남짓 달려야 겨우 이웃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외진 지역에 산다.

피오르에서 활동하는 서퍼들은 아이슬란드 곳곳을 자유롭게 탐험한다.
피오르에서 활동하는 서퍼들은 아이슬란드 곳곳을 자유롭게 탐험한다.

리앤은 서퍼들 사이에서 전설로 통하는 톰 커런(Tom Curren)의 딸로 알려져 있는데, 얼마전부터는 스포츠 패션 브랜드 록시(Roxy)가 그녀를 후원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제법 쌀쌀한 기온에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던 초 가을의 어느 날, 리앤이 가장 먼저 아이슬란드에 도착했다. 그녀를 주축으로 서핑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은 아이슬란드 출신의 서퍼들이 레이캬비크 (Reykjavik)에 자리한 작은 카페로 속속 모여들었다. 서른두 살의 엘리 소 르(Elli Thor)는 스노보드 선수 출신의 사진작가다. 그의 어시스턴트인 스물한 살의 헤이다르 로이이(Heiðar Logi)도 함께 도착했다. 널따란 서프보드를 어깨에 지고 카페에 들어선 이 두 남자는 여느 전문 서퍼들처럼 금발의 긴 머리에, 몸에 꼭 끼는 서핑 수트까지 갖춰 입고 있었다.

사진작가 엘리의 여자친구인 서퍼 킴벌리 던롭(Kimberly Dunlop) 은 멸종 위기에 처한 고래를 보호하는 환경 기구에서 일한다. 서핑을 즐기다가 순수한 아이슬란드에 매료된 그녀는 요즘 피오르 지역 특유의 전통과 문화를 배우는 데도 깊이 빠져 있다. 엘리의 친구인 이야 게스츠도티르(Yja Gestsdòttir)는 엘리와 마찬가지로 스노보드 선수 출신이며 작은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아이슬란드에서 태어난 서퍼들로 이뤄진 커뮤니티에서 유일한 여성 멤버로 활동할 만큼 열정적인 서핑 마니아이기도 하 다. 심지어 임신 8개월에 배가 불룩하게 나온 상태에서도 서프보드에 올라 파도를 탔고, 출산한 지 2주 만에 다시 바다로 나갈 정도였다. 리앤이 이야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무서운 게 없는 여자예요. 아이를 데리고 한겨울의 서핑 여행에 합류했을 정도니까요. 파도를 타다가 물 밖에 나와 모유를 먹이고 다시 물속으로 뛰어들곤 했어요.” 리앤의 말을 들은 이야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너무 추워서 양털로 만든 가슴 보호대를 차고 있었어요. 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