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나오시마는 다카마쓰나 오카야마에서 페리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바다를 건너야 도착할 수 있는 섬이다. 그럼에도 (에디터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이러한 수고를 무릅쓰고 나오시마를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특유의 존재감을 어필하는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시리즈는 나오시마를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 1994년 공공 미술로 처음 설치된 나오시마의 호박은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설치물의 시작이자, 나오시마를 예술의 메카로 거듭나게 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빨간 호박은 나오시마 미야노우라 항 페리 선착장에서 내리자 마자 만날 수 있고, 노란 호박은 섬의 남쪽 베네세하우스 입구 해변에서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워낙 사진 찍으려는 인파가 많아, 오롯이 호박만을 사진에 담고 싶다면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혼무라 이에 프로젝트

‘이에(집) 프로젝트’는 오래되고 버려진 민가를 현대 미술로 재탄생 시킨 아트 프로젝트다. 이에 프로젝트가 모여 있는 혼무라 지구는 나오시마의 개성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스팟! 실제로 주민들이 거주하는 민가 속에서 총 7곳의 아트 하우스를 보물찾기하듯 찾아 다니며 관람하는 재미가 쏠쏠했던 곳. 색색의 조명이 물 속에서 신비롭게 빛나는 다쓰오 미야지마의 작품 <Sea of Time>을 만날 수 있는 가도야(Kadoya), 안도 다다오와 제임스 터렐의 합작품인 미나미데라(Minamidera), 다다미 방에 흩뿌려진 동백꽃 모티프가 인상적인 요시히로 수다의 고카이소(Gokaisho), 치과로 사용하던 공간의 안팍을 다양한 재료로 트랜스폼한 신로 오타케의 하이샤(Haisha) 등이 인상적이다. 주택가 곳곳에 놓인 소소한 아트 피스들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놓치지 말 것.

입장료 각 410엔, 멀티 티켓 1030엔(6곳 입장 가능)

 

지추 미술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지추 미술관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땅 속에 묻혀있는 미술관이다. 이곳은 그가 오로지 세 명의 아티스트를 위해 건축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그 주인공은 바로 클로드 모네, 제임스 터렐, 월터 드 마리아다. 지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전시관이 자연 채광으로 조명을 받는데, 시간과 계절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매력적. 미술관 올라가는 길에 마주치게 되는 모네의 연못부터, 미로처럼 설계 된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 숨 막힐 정도로 압도적인 예술작품들을 바라보면 마치 다른 시공간 속에 머무는 듯한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미술관을 둘러 본 후에는, 세토내해가 내려다 보이는 지추 카페에 들러 이곳의 특산물인 시원한 세토우치 사이다도 한 잔 마셔보길.

입장료 2060엔

 

이우환 미술관

안도 다다오가 전세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 태생 현대미술가 이우환에게 헌정한 미술관으로, 이곳에서는 197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이우환의 회화와 설치미술을 감상할 수 있다. 언덕과 바다로 둘러싸인 완만한 골짜기에 세워진 이우환 미술관에 들어서면, 자연과 예술 그리고 건축이 공존하는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미술관 앞 잔디밭에 털썩 주저앉아 바다와 설치 작품이 어우러진 그림 같은 장면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평화로움과 고요함에 마음까지 정화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입장료 1030엔

 

베네세 하우스 미술관

1992년 문을 연 베네세 하우스 미술관은 호텔과 미술관이 어우러진 복합 시설이다. 팝 아트, 정크 아트, 개념미술 등 1980대 이후의 현대미술품을 미술관 내부는 물론, 건물의 모든 부분, 인근 숲과 해변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 특징. 특히 이 곳에 영구적으로 전시되는 작품들은 예술가들이 직접 작품의 위치를 선정하는 등 오직 베네세 하우스 미술관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작품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시간과 경제적인 여건이 허락한다면, 하룻밤 정도 호텔에 머물며 자연과 어우러진 안도 다다오의 건축과 수많은 예술품들을 천천히 산책하며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입장료 1030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