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책부터 추리소설, 그래픽 노블까지 사심으로 채운 소규모 전문 서점 5.
고양이책방
슈뢰딩거
“고양이의 매력에 빠지면 출구가 없습니다. 내 고양이, 남의 고양이 따질 것도 없고 같은 과인 표범, 재규어, 호랑이까지 다 예뻐 보여요.” 의류와 의류 부자재를 옮기는 퀵서비스 오토바이 소리가 멈추지 않는 숭인동 시장통에 고양이 서점이 있다. 3년 전 고양이 조르바와 미오를 기르게 된 주인 말에 따르면 ‘냥덕 주인장이 덕질하려고 만든’ 곳이다.
고양이 소설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함께 이 책의 유럽버전이라 할 E. T. A. 호프만의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도 구비하고 있다. 제임스 조이스가 손자를 위해 지은 <고양이와 악마>, 무라카미 하루키의 고양이 동화 <후와후와>와 에세이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도 쉽게 구하기 어려운 책. 책 외에도 일본에서 직접 공수한 고양이 달력과 카드, 스테이셔너리도 판매한다. 매달 일러스트 작가 한 명을 선정해 서점 내에 작품을 걸어두는데 현재 김규희 작가의 원화를 전시 중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길 68 1층
영업시간 15:00~21:00, 일·월요일 휴업
문의 070-5123-2801
owner’s pick
“구조된 길고양이 모냐가 한 화가의 집으로 입양 가면서 그곳에서 또 다른 고양이 멀로를 만나는 따뜻한 이야기.”
“9년간 길고양이들의 생로병사 과정을 사진으로 찍고 글을 더했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짠해진다.”
“시리즈로 <러브 앤 캣>도 있다. 먼저 떠난 고양이 보노에 대한 헌사를 시작으로 소소한 단상들이 작은 위로를 전한다.”
여행책방
사이에
‘손님이 너무 많으면 운영이 어렵다’며 연남동 골목에 숨어 있는 여행 전문 서점이다. 여행 정보서를 비롯해 여행지를 배경으로 한 소설과 시, 에세이, 소규모 여행 잡지까지 총 5백여 권으로 공간을 채웠다. 여행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매달 2~3회씩 ‘여행 토크’를 진행한다. 가장 야심찬 공간은 ‘작가의 서재’라는 이름의 책 전시. 매달 작가 한 명을 선정해 그의 서재에서 엄선한 10여 권의 책을 전시하고, 작가의 추천사를 덧붙인다. 지금까지 오영욱, 최갑수 작가 등이 참여했으며 1월에는 김중혁 소설가의 서재가 공개될 예정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31길 13 2층
영업시간 평일 10:00~21:00, 토요일 13:00~21:00, 일요일 휴업
문의 070-8630-5630
owner’s pick
“제주도인인 두 명의 저자가 관광지를 떠나 제주의 숨은 알짜배기 정보만을 모았다.”
“여행지에서삶을 되돌아보며 담아낸 경건하고도 깊이 있는 성찰.”
“록과 팝의 성지, 영국. 그 순례의 길을 안내한다. 음악을 사랑하는 이라면반드시 이 책을 들고 떠날 것.”
그림책방
베로니카 이펙트
일러스트 작가와 전직 에디터가 책을 만들기 위해 얻은 작업실을 좋아하는 그림책으로 채우면서 서점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한 명의 주인은 성인 그래픽 노블을, 다른 한 명은 그보다는 부드러운 톤을 선호해 전혀 다른 두 스타일이 고루 섞여 있다. 쉽게 구하기 어려운 유럽 그림책이 많다는 것이 강점. 주로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작가들의 책을 구비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스페인 출신의 호안 코르넬라의 책도 만날 수 있다. 프랑스 자수 수업을 열고 있으며, 프린트물을 비롯한 스테이셔너리도 곧 판매할 예정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어울마당로2길 10
영업시간 11:30~20:00, 일요일 휴업
문의 02-6273-2748
owner’s pick
“넓게 펼쳐 보는 페이퍼 커팅 책이다. 페이지 뒷부분에 조명을 비추면 그림자가 만들어져 환상적이다.”
“화려한 수채화로 많은 팬을 보유한 작가의 2016년도 신작. 디지털 프로그램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은 순수 수채화 책이다.”
“러시아 아티스트이자 패션 디자이너인 작가가 해변과 주민들의 삶을 따뜻한 색감으로 표현한 아코디언 북.”
미스터리 책방
유니온
‘회사를 그만두면 다음은 서점이다!’라고 다짐하던 이가 신촌 기차역 근처에 문 연 공간이다. 매달 주제를 정해 작품을 소개하는데 미식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소개하는 ‘테이스트 미스터리’ 부터 동물이 등장하는 ‘애니멀 앤 미스터리’, 겨울에 읽으면 더 좋은 ‘스노우 앤 미스터리’ 등 큐레이팅이 어찌나 기발한지 누구라도 책 한 권은 반드시 손에 쥐고 서점을 나서게 될 것이다. 1월에는 BBC <셜록> 시즌4 방송을 기념해 <셜록 홈스> 시리즈뿐만 아니라 셜록을 오마주하거나 변주한 작품까지 한데 모을 계획이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88-11
영업시간 화~금요일 13:00~21:00, 토·일요일 12:00~20:00, 월요일 휴업
문의 02-6080-7040
owner’s pick
“인류 종말의 위협과 음모! 방대한 스케일에 놀라고, 작가가 제기하는 문제의식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폭설로 고립된 산장에서 벌어는 이야기. 영국의 풍습과 문화가 잘 녹아있다. 고전 추리소설의 맛을 제대로 느낄 것이다.”
“계속해서 뒤통수를 치는 소설이다. 무엇을 기대하며 읽어도 사건은 예상대로 전개되지 않는다. 주인공의 심리를 섬세하게 따라가는 작품.”
음악책방
라이너 노트
음반, 공연 기획사인 페이지터너가 주택을 개조해 사용하고 있는 사무실 한쪽의 창고를 음악 관련 서적으로 채우며 지난해 문 열었다. 음악가의 평전부터 음악가가 쓴 에세이, 음악이 소재인 소설 등 2백여 권의 도서를 보유하고 있다. 음악 서점답게 턴테이블과 기타, 음향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방음 시설까지 완벽하다. ‘손 내밀면 닿을 듯한’이라는 이름의 작은 라이브 공연도 열고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29길 4 1층
영업시간 평일 12:00~19:00, 토요일 12:00~20:00, 일요일 12:00~18:00, 월요일 휴업
문의 02-337-9966
owner’s pick
“세계 최고의 재즈, 클래식 음악 레이블인 ECM 소속 아티스트와 작품 및 방대하고도 깊은 음악 이야기를 들려준다. 음악을 들으면서 읽을 것.”
“사운드 아티스트인전현석의 작업물을 담은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다. QR코드로 접속해 그의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12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의 이야기다. 독백으로 이뤄져 있어 처음엔 조금 난해할 수 있지만 참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