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그늘에서 즐기는 사케

어반 소스

성수동의 ‘어반 소스’는 봉제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30년간 비어있던 건물을 베이커리 카페와 레스토랑, 문화 콘텐츠 공간이 한데 모여 있는 장소로 기획하면서 탄생했다. 주인장은 카페, 친구, 문화가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이곳을 어반 소스라 이름 지었다. 오랜 시간 사람의 발길이 없었던 탓에 넓은 봉제 공장 터에는 나무와 꽃이 무성하게 자랐고, 그 덕에 지금은 도시의 작은 숲처럼 느껴질 만큼 초목이 가득한 정원을 품은 공간이 되었다. 어반 소스의 레스토랑은 일본인 셰프가 있어 일본 음식을 기본으로 한 메뉴가 많다. 그중에서도 채끝 호우바 미소 야키는 채끝살을 숯에 한 번 굽고 볏집으로 한 번 더 구운 후 호우바 잎의 향이 한 번 더 배도록 한 다음 나고야에서 공수한 아카 미소로 만든 소스에 찍어 먹는 메뉴. 여기에 사케를 곁들이면 이만한 낮술이 없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3길 9
영업시간 11:00~23:00
문의 02-462-6262

 

우리 술의 재발견

라운지 담

‘라운지 담’은 우리 술과 차를 모던하게 즐길 수 있는 바이자 경북 문경의 와이너리에서 빚은 술을 맛볼 수 있는 테이스팅 룸이다. 오미자를 발효해 만든 와인과 샴페인, 사과를 활용한 증류주까지 우리 술의 강점인 맑은 결이 살아 있는 술들이 가득하다. 메뉴는 술과의 페어링을 생각해 제철 식재료로 직접 개발한다. 김부각에 두부와 치아시드를 올린 ‘담 스타터’와 제철 생선에 달래무침을 곁들인 메뉴 등 신선한 조합의 요리들이 담백한 우리 술과 잘 어우러진다. 차츰 더워지는 요즘 같은 날에 주인장이 추천하는 술은 상큼한 오미자의 향이 매력적인 스파클링 와인 ‘오미로제 결’이다. 입맛을 돌게 하는 오미자 와인이 어떤 안주에도 잘 어울리지만, 그중에서도 참소라로 짭쪼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낸 ‘서촌 에스카르고’가 한낮에 간단히 즐기기 좋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114
영업시간 11:00~24:00
문의 02-737-4222

 

펍이 된 철공소

올드 문래

철공소의 요란한 작업 소리가 골목을 메우는 문래동 한복판에 자리 잡은 ‘올드 문래’는 원래 오래된 철공소였다. 목조건물을 짓고 가구를 만드는 목수이자 올드 문래의 사장이기도 한 최문정은 창작만큼 재발견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철공소의 틀을 무너뜨리지 않고 6개월 넘게 테이블까지 손수 디자인한 끝에 지금의 올드 문래를 완성했다. 맥주보다 건물의 매력을 남기고 싶어 이곳을 열었지만 지금은 좋은 맥주를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근처 사무실에서 점심시간에 잠시 들러 ‘자이언트 피시 앤 칩스’나 ‘올드 문래 플래터’ 같은 가벼운 식사와 함께 맥파이, 더 핸드 앤드몰트 등의 크래프트 비어를 즐기는 사람들은 문래동의 사진가가 남긴 사진들을 보며, 구석구석에 있는 철공소의 흔적에 묻혀 시간을 보낸다. 철공소를 운영하는 사장님부터 골목마다 터를 잡은 예술 가들이 문래동을 불편하지만 재미있고, 허름해 보여도 정감 넘치는 동네로 만들어가고 있다.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로 433-6
영업시간 월~목요일 11:00~24:00, 금·토요일 11:00~02:00, 일요일 12:00~22:00
문의 02-6326-4336

 

모두의 방

울프소셜클럽

LP 레코드의 사운드로 아날로그 감성을 전파하던 이태원 ‘골목 바이닐 앤 펍’의 자매 가게.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에서 영감을 받은 주인장이 자신의 캐릭터로 공간을 채워간다. 벽에 빼곡히 꽂혀 있는 LP판 중 그의 플레이리스트는 주로 분위기 있는 클래식과 재즈 그리고 제3세계 음악으로 채워진다. 음악만이 아니다. 맥파이의 수제 맥주부터 이태원 챔프 커피의 원두로 내린 커피, 직접 만든 테이블까지 어느 하나 그의 취향이 스미지 않은 것이 없다. 때때로 관심을 모으는 이슈로 진행하는 테마 토크와 북클럽 등의 소셜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교류하며 자기만 방을 확장한다. 대표가 추천하는 한낮의 술은 ‘에스프레소 마티니’와 와일드 모히토. 몸도 마음도 늘어지는 여름날에 청량한 기운을 불어넣기에 충분한 칵테일이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 158
영업시간 월~금요일 10:00~22:00, 토·일요일 12:00~22:00
문의 @woolfsocialclub

 

나무 마루에 앉아 수제 맥주를

에일당

익선동의 수많은 카페와 펍 틈에서 맥주를 ‘제대로’ 마실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있다면 ‘에일당’을 추천한다. ‘에일당(Ale堂)’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맥주 라인업이 탄탄한데, 개성 있는 탭라인을 보유한 굿맨 브루어리 서울에서 공수한 다섯 종류의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견과류와 바닐라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테이블 앰버, 레몬과 살구, 자몽, 라임 등 다양한 과일 향을 느낄 수 있는 테이블 페일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을 것. 맥주의 다양한 향을 느끼고 싶다면 서너 가지 맥주를 조합한 샘플러를 주문해도 좋다. 낮술의 즐거움은 분위기가 좌우하는데, 마당을 품은 ㅁ자 형태의 옛 한옥이 낮술의 정취를 살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날씨 좋은 날, 작은 나무 마루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즐기는 ‘낮맥’은 호사 중의 호사일 듯.

주소 서울시 종로구 수표로28길 33-9
영업시간 12:00~23:00
문의 070-7766-3133

 

한없이 특별해지고 싶은 날

야스

‘You Are Special’의 약자인 ‘야스(YAS)’라는 이름을 가진 이탤리언 캐주얼 레스토랑이 있다. 이탈리아 요리와 함께 와인과 샴페인, 맥주와 보드카 등 다양한 술을 선보여 이른 시간부터 어떤 술이든 취향껏 골라 마실 수 있다. 신선한 해산물로 얼큰한 국물을 낸 해장 파스타부터 달콤한 멜론에 프로슈토 햄을 올린 비스트로 메뉴까지 든든한 한 끼 식사와 맛깔스러운 안주 메뉴를 두루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폭넓은 가격대의 와인과 샴페인이 마련되어 있어 부담 없이 이탈리아 요리에 근사한 반주를 곁들일 수 있다. 뭐니 뭐니 해도 낮술은 볕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시작해야 제맛. 야스의 채광 좋은 루프톱은 일광욕하며 여유를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27길 6
영업시간 일~목요일 12:00~00:00, 금·토요일 11:30~04:00
문의 02-797-4597

 

고요한 하루의 가운데

봄희

소란스러운 연남동을 지나 뒷골목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지붕이 낮은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문을 연 카페 ‘봄희’가 나타난다. 이곳의 주인은 서로 꼭 닮은 형제. 낮에는 형이, 밤에는 동생이 가게를 맡는다. 동네 사랑방 같던 어머니의 옷 가게처럼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바를 열고 싶었던 이들은 손수 공간을 꾸미고 어머니의 이름을 따서 ‘봄희’라고 이름 붙였다. 세월이 묻어나는 아늑한 분위기의 주택 곳곳에 놓인 앤티크 가구, 벽에 걸린 마른 꽃들이 빈티지한 매력을 한껏 뿜어낸다. 시그니처 메뉴는 계절마다 바뀌는 ‘봄희 와인’과 올리브 빵에 햄과 치즈를 얹어 오븐에 구운 ‘봄희 무슈’. 마당의 담벼락 아래 놓인 테이블에 앉아 무슈에 와인잔을 기울이다 보면 동네의 한적한 공기마저 유유히 술을 부 르는 곳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23안길 21
영업시간 화~일요일 14:00~2:00, 월요일 휴업
문의 070-4192-6764

 

와인과 치즈의 완벽한 페어링

치즈플로

와인에 곁들이기에 가장 간편하면서도 훌륭한 안주는 역시 치즈다. ‘치즈플로’는 직접 만든 치즈와 살라미로 요리를 하고, 80여 종의 와인 리스트를 갖추고 있는 수제 치즈 레스토랑. 가게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치즈가 진열된 냉장고와 유리창 너머로 직접 치즈를 만드는 셰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카망베르, 브리, 블루 치즈 등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판매하는데 외국인 단골손님이 많다. 마치 한국 사람이 외국인이 만든 청국장을 사는 격이랄까. 그만큼 진하고 깊은 맛을 내는 치즈라는 점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을 터. 다양한 치즈를 맛보고 싶다면 치즈 플레이트를 추천한다. 갖 가지 치즈와 달콤한 수제 잼을 곁들여 쌉싸름한 와인을 마시다 보면 술보다는 고릿한 치즈의 세계에 흠뻑 취하게 된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49길 19
영업시간 화~금요일 11:30~23:00, 토·일요일 11:30~22:00, 월요일 휴업
문의 02-794-7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