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7월 말. 여름 휴가는 가고 싶은데, 시간도 많지 않고 국내는 다닐 만큼 다녀봤다.
이와중에 ‘짬’을 내 해외여행을 가고 싶지만,
한 푼이라도 싸게 가겠다고 몇 시간 동안 경유지에 머물며 비행시간 20시간을 초과하는 건 너무 아깝다.
그런 고민에 빠져잇을 때 새로 개설된 직항 노선 관련 광고를 보며,
‘지금 당장 저기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왠지 ‘직항’이라고 하면, 주말 내에 다녀올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니까.
그래서 찾아봤다. 새로 개설된 직항 노선이 어디인지, 퇴근하자마자 티켓을 끊고 무작정 떠나버린다면 거기서 뭘 해야 할지.

러시아 하바롭스크

최근 대한항공이 러시아의 아에로플로트 항공과 공동운항 노선을 확대했다.
덕분에 블라디보스토크 직항노선은 증가했고, 하바롭스크 그리고 유즈노사할린스크 직항이 개설된 것.
유즈노스할린스크는 겨울 여행에 적합한 도시, 지금은 아무르 강이 흐르는 하바롭스크에 가기 딱 좋다.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가득하고 (아직은) 관광객으로 붐비지 않는, 고요하고 한적한 곳.
그나마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하바롭스크의 심장’이라 불리는 레닌 광장이다.

레스토랑과 호텔이 적은 편이지만, 그 중 농촌을 콘셉트로 한 ‘카바촉’은 꽤나 유명하다.
메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에서 즐겨 먹는 음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비트 수프 ‘보르시’와 돼지고기 만두, 양고기 샤슬릭을 추천한다.
중앙시장으로 가면 신선한 과일과 채소가 가득한 식료품점, 꽃집 등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관광지가 아닌 러시아의 일상을 오롯이 느끼고 싶다면, 블라디보스토크보다는 하바롭스크로 떠나보자.

 

필리핀 팔라완

보라카이에 폐쇄 명령이 내려져 아쉬워 하지 말자. 필리핀엔 팔라완이라는 훌륭한 관광지가 있다.
게다가 지난달부터 인천과 부산에 직항노선이 개설돼 마닐라를 거치지 않고 한 큐에 갈 수 있다.
‘필리핀의 숨겨진 지상낙원’이라 불리는 이곳에서는 대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특히, 팔라완의 주도인 푸에르토 프린세사에 있는 ‘지하 강’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됐다.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보면 종유석이 벽과 천장을 장식한 동굴을 마주하게 된다.
낮에는 에메랄드빛의 바다에서 여러 섬을 돌아다니는 ‘호핑 투어’를 즐길 수 있고, 밤에는 반딧불이 별처럼 반짝인다.
몸과 마음이 맑아질 ‘청정’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지역인 만큼 현지의 음식을 맛볼 기회도 많은데,
필리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레스토랑 ‘깔루이’에서는
생선튀김과 스테이크를 비롯한 해산물 요리가 전 세계 손님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시내에 자리 잡은 특급호텔인 ‘프린세사 가든 아일랜드 리조트 앤 스파’ 또한
바닷가가 한눈에 보이는 워터빌라와 팔라완에서 가장 넓은 수영장 등이 있어
언제 어디서나 자연이 함께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아시아나항공에서 동아시아 항공사로는 최초로 베네치아 직항노선을 개설했다.
부라노섬, 무라노섬을 비롯한 100여 개의 섬, 그리고 400여 개의 다리가 있는 베네치아는 여름에 가면 더욱 좋은 ‘물의 도시’.
‘바포레토’라 불리는 수상 버스를 이용하고, 곤돌라에 올라 좁은 운하를 건너다 보면 절로 시원한 기분이 들 것이다.
미로처럼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누비며 작은 이탈리아 전통 레스토랑을 탐방해도 좋다.

1720년부터 손님을 맞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 ‘플로리안’과
‘인생 젤라토’라는 평이 끊이지 않는 ‘그롬’도 놓치면 아쉬울 맛집.
물가가 아무리 비싸도, 수도원에서 직접 만드는 ‘까마돌리 크림’은 반드시 쇼핑리스트에 넣어야 하는 기념품이다.

멕시코 멕시코시티

아에로멕시코항공이 인천에서 멕시코시티로 향하는 직항노선을 만든 지 1년이 흘렀다.
볼 것, 먹을 것으로 넘치는 이 매력적인 도시에서 도대체 어디부터 둘러봐야 할 지 막막하다면, 소칼로 광장에서 시작하길 추천한다.
멕시코시티의 명소가 이 광장을 거점으로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도시에선 멕시코 국립 궁전, 템플로 마요르 신전,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을 둘러보고,
조금 더 멀리 나갈 여유가 있다면 멕시코시티에서 북동쪽으로 50km 정도 거리에 위치한 테오티우아칸에 가보자.
‘신들의 도시’라 불리는 이곳은 멕시코에서 가장 오래된 고고학 유적지 중 하나.
태양과 달의 피라미드, 케찰코아틀의 신전 등 방대한 규모의 유적지를 직접 눈으로 보는 건 실로 경이로운 경험일 거다.

타코의 나라인 만큼, 타코를 판매하는 레스토랑과 푸드트럭도 자주 눈에 띈다.
그중 현지인도 즐겨 찾는 ‘타코 데 카나스테’의 찐 타코는 ‘마약 타코’라고 불릴만큼 명성이 자자하다.
현지 토산품부터 브랜드 상품까지 만나볼 수 있는 쇼핑 거리인 ‘소나 로사’도 꼭 방문해 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