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이웃 책 김하나 오은

책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나는

<책읽아웃> 김하나ㆍ오은

취미란에 ‘독서’를 적는 일은 흔하지만, 책 읽는 사람은 점점 줄고 있는 이상한 때. 이들이 나누는 유쾌하고 다정한 대화를 가벼운 마음으로 듣다 보면, 문득 사람이 궁금해져 책을 펼치게 된다. <책읽아웃>은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만드는 도서 팟캐스트다. 중고 서점 한쪽에 마련된 작은 스튜디오에서 작가 김하나와 시인 오은이 저자를 초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특유의 친근감과 세련된 진행 방식으로 편안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작가의 매력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책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나는 이 대화는 <김하나의 측면돌파>와 <오은의 옹기종기>라는 이름으로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업로드되고 있다. 또 다른 코너인 <삼천포 책방>과 <어떤 책임>에서는 예스24의 웹진 ‘채널예스’의 기자들과 함께 공들여 찾은 보석 같은 책을 소개한다. 그렇게 달려온 지 어느덧 1년. 이를 기념해 얼마 전 개최한 공개방송에서 김하나와 오은은 가능하다면 머리가 하얗게 셀 때까지 <책읽아웃>과 함께하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아마도 별일이 없는 한 이들의 사려 깊은 대화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고, 그렇게 곁에 둘 책도 한 권씩 쌓여갈 것이다.

얼마 전 방송 1주년을 맞아 공개방송을 했다고 들었다. 청취자와의 만남은 어땠나?
김하나 감동 그 자체였다. 방송에 달리는 청취자들의 댓글은 각자 개별적인 반응인 거고, 가끔 조회 수를 전해 듣기도 했지만 그건 숫자일 뿐이니까. 그런데 그분들이 눈앞에 진짜 앉아있는 거다. 서울도 아닌 부산에서 열렸는데도 말이다. 이전 방송을 들어야만 알 수 있는 말을 했을 때 다들 고개를 끄덕이니 그게 물결처럼 보이는 게 신기했다. 오은 서울과 포항, 광주에서 오신 분도 있었다. ‘그때 그 방송’이라 말하면 모두가 같은 순간을 떠올리는 거다. 같은 이야기를 아는 사람끼리 실제로 만나면 더 할 얘기가 많아지지 않나. 한 공간에서 같은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친한 느낌이 들어서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처음 본 사이지만 낯설게 느껴지진 않을 것 같다.
김하나 트위터에 이런 반응이 달린 적이 있다. 공개방송에서 청취자들끼리 각자의 아이디를 붙이고 서로 알아보고 인사하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수많은 팟캐스트 중에서 매주 이 방송을 듣는다는 건 어떤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것 아닌가. 우리뿐 아니라 청취자들도 서로 반가워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뭉클했다.

원래 팟캐스트를 자주 들었나? 진행자보다는 게스트 입장이 더 익숙했을 것 같다.
김하나 거의 듣지 않았다. 원래 라디오도 안 듣고 TV도 안 본다. 이전에 딱 한 번 팟캐스트에 게스트로 출연한 적이 있는데, 얼마 후 진행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의가 왔다. 팟캐스트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언제까지 할 수 있는 건지 등 많은 생각이 들더라. 그러다 작가를 인터뷰할수 있다는 점이 재밌겠다 싶어 고민 끝에 ‘일단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오은 초반에 김동영 작가가 <책읽아웃>을 진행했는데, 개인적 사정으로 그만두게 됐다. 그때 출연한 적이 있는데, 제작진으로부터 제안을 받아 시작하게 됐다. 그전까지 가끔 팟캐스트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방송에서 내 목소리를 듣는 건 고역이었다. <책읽아웃> 첫 방송 때는 1시간짜리 방송을 4시간에 걸쳐 겨우 들었다. 이제는 좀 익숙해졌는데, 진행자로서는 오히려 자기 목소리를 더 들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듣다 보면 나의 버릇이나 고칠 점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요즘은 더 세심하게 들으려 한다. 그래야 좀 더 나은 방송이 나올 것 같다.

개인적인 모니터링뿐 아니라 청취자들의 피드백도 적극적으로 오가는 듯하다. 그걸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는 자세도 느껴진다. 특히 53화 ‘억양을 흉내 낸다는 것에 대하여’ 편에서 바로 이전 방송 중 외국어를 모사하는 과정에서 희화화했다는 지적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다.
오은 팟캐스트의 장점 중 하나는 칭찬하는 의견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거다. 내 경우, 종종 말이 빠르다는 피드백을 받는다. 가끔 청취자가 어떤 불편을 느낀다면 바로 반응이오는 게 나쁘지 않다. 좋게 좋게 넘어가지 않고 때에 맞춰 보내주는 지적이 함께 더 잘 만들자는 신호처럼 느껴져 달갑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들어도 불편 하지 않은 방송을 만들고 싶다. 말씀하신 방송의 경우는 백인 남성부터 시작해서 어떤 건 패러디가 되지만, 어떤 건 하면 안 된다는 논의가 물 흐르듯 세련 되게 진행됐다. 김하나 그런 반응이 왔다는 건 많은 분이 우리 방송을 듣는다는 의미이기도 한다. 아마 불편한 부분을 얘기해도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은 방송은 청취자들이 그런 피드백을 보내지도 않을 거다. 그런 면에서 더 신경을 쓰라는 의미로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

많은 사람이 감각을 복합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경험하려 애쓴다. 그런 면에서 귀로만 듣는 팟캐스트는 새롭지만 조금 느린 성질을 가진 매체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심지어 책을 이야기한다.
김하나 팟캐스트와 책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유튜브 같은 영상은 많은 걸 보여주지만, 팟캐스트는 듣기만 하면서 상상해야 한다. 글을 읽으면서 상상하는 것과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