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스타어워즈 마리끌레르

제7회 아시아 스타 어워즈가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에서 열렸다.

아시아 영화인이 하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아시아 스타 어워즈가 올해로 제7회를 맞았다. 마리끌레르가 주최하고 부산국제영화제가 주관하며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샤넬이 후원하는 아시아 스타 어워즈는 매년 아시아 영화인을 위한 아름다운 밤을 만들어왔다. 아시아 영화의 허브로 부단히 나아가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마리끌레르는 영화제를 찾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아시아 영화인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를 소개하고 오랜만에 만나 안부를 전하는 따듯한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 한 편의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다양한 나라와 영역에서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낸 영화인을 위한 이 평화로운 밤에 이르기까지, 준비 과정은 매년 평탄한 적이 없었다. 아시아 스타 어워즈를 앞두고 거센 태풍이 부산을 세차게 지나기도 했고, 영화제가 외압을 이겨내는 시간을 함께하기도 했으며, 영화제의 한가운데서 일하며 아시아 영화인들의 진심 어린 친구였던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이에 그를 추모하기 위해 이란의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과 대만의 배우 양궤이메가 어워즈의 밤에서 그를 기억하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올해도 크고 작은 일을 지나 10월 4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제7회 아시아 스타 어워즈가 열렸다.

제7회 아시아 스타 어워즈는 진행을 맡은 배우 최수영의 소개로 마리끌레르를 발행하는 MCK 퍼블리싱의 손기연 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분들이 이 행사를 사랑해주시는 데 대해 감격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아시아 스타 어워즈를 먼저 제안해주신 이용관 이사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여기 오신 많은 분들이 주인공이 되어 한 잔의 샴페인과 함께 이 시간을 즐겨주시기를 바랍니다.” 환영 인사로 7개 부문에 걸친 어워즈 시상식이 시작됐다. 그 첫 순서는 오랫동안 아시아 영화인의 버팀목이 되어준 영화인을 기리는 공로상. 시상을 위해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이사장이 무대에 올랐다. 이용관 이사장은 존경하는 오랜 친구에게 시상하게 되어 반갑고 즐겁다는 소회를 밝혔다. 공로상의 주인공은 욘판 감독. “감사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멋진 이사장에게 이 상을 받아 영광입니다.” 욘판 감독은 이렇게 수상 소감을 전하고 무대를 내려왔다. 이어서 한국 영화계의 든든한 선배인 배우 권해효가 시상한 아시아 스타상은 3명의 배우가 주인공이었다. 가장 먼저 호명된 배우는 천우희. 오랜만에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천우희에 대해 권해효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지만 <한공주>로 강렬하게 각인되었고, 그 이후 존재만으로 영화 자체를 기대하게 하는 배우가 되었으며, 이 시간은 아시아에서 빛나는 배우로 성장한 것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이어서 수상을 위해 오른 배우는 인도 영화 <방랑의 로마>를 만들며 감독으로 데뷔한 타니시타 차테지. 마지막 수상자로는 배우 조정석이 나섰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권해효 선배에게 상을 받을 수 있어 더 기쁘다는 말로 선배에 대한 존경을 담아 소감을 전했다.

다음으로 비저너리 감독상 시상을 위해 세계적 거장인 필리핀의 브릴란테 멘도자 감독이 무대에 올랐다. 비저너리 감독상은 티베트 출신의 중국 감독 페마 체덴에게 돌아갔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풍선>을 비롯한 영화를 통해 티베트인의 삶과 가치관을 보여준 페마 체덴 감독은 “자신에게 영화는 곧 인생”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의 젊은 배우들을 소개하는 아시아의 얼굴상 발표를 위해서는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와 <바라나시>로 우리나라에도 얼굴을 알린 인도를 대표하는 배우 아딜 후세인이 나섰다. 그는 다양한 문화를 가진 영화인들과 함께할 수 있는 부산은 훌륭한 곳이라며 이 자리에서 인도 영화인을 만나는 데 대한 반가움도 전했다. 아시아의 얼굴상은 한국의 임윤아, 인도의 부미 페드네카르, 대만의 로이 치우에게 주어졌다. 첫 주연작인 영화 <엑시트>로 9백40만 명의 관객을 모은 배우 임윤아는 신인 배우로서 2년 전 라이징 스타상을 받은 데 이어 다시 수상의 자리에 섰다. <어느 영화감독의 고군분투기>로 부산을 찾은 배우 로이 치우는 대만의 인기 배우. 마지막 수상자인 부미 페드네카르는 <내 이름은 키티>를 통해 여성들이 자유와 독립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와 함께 연대를 통한 성취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라이징 스타상도 3명의 배우에게 돌아갔다. 영화 <메기>를 비롯한 많은 독립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한국의 배우 이주영과 <엄마, 안녕>으로 부산을 찾은 베트남의 랭 타잉, 그리고 영화 <우리가 있는 곳>을 통해 배우로 데뷔한 제니스 오프라셋이 아시아 영화의 유망주로 꼽혔다.

보다 많은 작품에서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만나기를 기대하며 인상적인 여성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를 응원하기 위해 제정한 마리끌레르상은 영화 <극한직업>의 배우 이하늬에게 돌아갔다. 마지막으로 올해의 배우상 발표가 이어졌다. 시상을 위해 지난해 아시아 스타 어워즈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받은 배우 김희애가 다시 시상식을 찾았다. 수상자는 영화 <증인>의 배우 정우성. “배우로서 고민을 더 무겁게 하라는 의미의 상인 것 같다”는 소감과 더불어 수년간 아시아 영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런 좋은 자리를 만들어준 마리끌레르에 감사 인사도 전했다.

올해의 배우상을 마지막으로 이날의 시상식은 끝났다. 아시아 스타 어워즈는 경쟁적인 시상식이 아니라 아시아의 영화인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는 자리다. 영화제를 위해 부산을 찾았지만 서로 얼굴도 모른 채 지나친 영화인들은 이날만큼은 기념사진도 남기고 반가운 인사도 나누며 부산의 밤을 즐겼다. 아시아 스타 어워즈를 유려하게 진행한 배우 최수영의 마지막 멘트에는 아시아 스타 어워즈를 시작한 부산국제영화제와 마리끌레르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함께 자리해주신 여러분 모두 서로 다른 나라, 그리고 서로 다른 영화의 영역에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기대하겠습니다. 부디 오늘 밤은 마음 편하고 평화로운 밤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