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렘마(Maremma)에 위치한 리조트 ‘라 페스카이아(La Pescaia)’는 동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16세기에 지어진 이곳은 예전에 귀족이 살던 저택이었지만, 지금은 대가족의 집이자 행복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리조트가 되었다. 건물에 새겨진 1525년이라는 글자가 건물의 오랜 역사를 말해준다. 지금으로부터 5세기 전부터 이곳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의미다. “이곳은 에트루리아인의 정착촌에 지어졌고, 최근까지 시에나의 귀족 가문인 프톨레마이오스가 소유였으니 특별한 곳이죠.” 라 페스카이아를 운영하는 마르게리타 라멜라(Margherita Ramella)가 말한다. 본래 낡은 농가 주택이었던 이곳은 마르게리타와 여동생 베아트리체(Beatrice) 그리고 두 자매의 남편 마리아노 피오르다(Mariano Fiorda)와 곤살로 무예르(Gonzalo M lleur)가 함께 선택했다. “처음에는 모든 일이 우연찮게 일어났어요. 아버지가 이 집을 샀고 저와 베아트리체는 이곳을 새롭게 단장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죠.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곳이어서 상태가 아주 나빴거든요.”.

밀라노에서 나고 자란 이들 자매와 남편들은 낡은 농가를 구입해 마법 같은 생기를 불어넣었다. 마르게리타는 뉴욕에서 철학 학위를 받고 연기 과정을 이수했으며, 베아트리체는 경제학을 전공한 뒤 미국 패션 브랜드에서 근무했다. 마르게리타는 파타고니아 출신 스쿠버다이빙 강사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도시가 아닌 전원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어쩌면 DNA에 잠재해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르헨티나 태생으로 아르헨티나 북부의 폭포와 숲이 있는 고장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곤살로는 책상 앞에 앉아 일하는 것보다 시골에서 생활하는 편이 훨씬 더 편했다. 그렇게 곤살로와 마리아노는 팀을 이뤄 시골에서 삶을 만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처음에는 민박집(B&B)처럼 방 일부를 고쳐 쓸 계획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라 페스카이아는 말이 뛰어다니고, 정성 들여 일군 채소밭과 과수원이 펼쳐져 있으며, 올리브나무에서 수확한 올리브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만드는 곳이 되었다. 그렇게 이곳은 하나의 작은 우주가 되었고 수많은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이제는 빌라를 비롯해 아파트형 객실까지 갖추고 최대 36명을 수용할 수 있는 리조트가 되었다.

라 페스카이아는 별다른 홍보도 없이 소문만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이제는 많은 커플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 할 만큼 유명한 곳이 되었다. 저택 규모에 비해 수용 인원이 지극히 적은 이유는 고객이 원하는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운영 방침 때문이다. 베아트리체가 말한다. “이곳을 대변하는 단어는 단순함과 고급스러움이에요. 객실 이름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짓고 넓은 다이닝 룸에는 중세 시대의 그림을 걸었죠. 객실 바닥에는 테라코타를 깔았어요. 오래된 농가를 무조건 새것으로 채우지 않고 본래의 좋은 재료를 최대한 살렸죠. 이렇게 조금씩 바꿔가며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했습니다.”

라 페스카이아 리조트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그로세토도(Provincia di Grosseto)에서 북쪽으로 약 30km, 티레니아해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로카스트라다(Roccastrada) 코무네의 마렘마에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