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s Of Wine

선즈 오브 와인(Sons of Wine)의 파리드 야히미(Farid Yahimi)는 1999년 내추럴 와인의 세계에 눈을 뜬 후 프랑스 알자스에 베이스를 둔 생산자입니다. 본인 소유의 포도밭은 없지만 순수하게 오가닉 또는 비오디나미 방식으로 재배된 포도를 수작업을 통해 수확하고 자신의 스타일로 와인을 만듭니다. 일체의 이산화황을 사용치 않고 가장 정직하고 순수한 방법으로 대자연의 섭리에 따라 재배된 포도를 사용해서 와인을 만들어 내며, 각 포도 품종별 캐릭터를 잘 살려 내추럴 와인을 만듭니다.

선즈 오브 와인의 대표, 파리드 야히미

안녕하세요. 저는 선즈 오브 와인(sons of wine)를 만든 파리드 야히미(Farid Yahimi)입니다. 저는 프랑스 내추럴 와인 협회의 공동 설립자이자, 20여년간 프랑스 전역을 돌아다니며 얻은 노하우를 담아 만든 와이너리 선즈 오브 와인의 대표입니다. 저는 원래 통신 회사를 운영하던 사업가였어요. 와인은 가장 좋아하는 취미로 즐기는 정도였죠. 그런데 몇 년 전 와이너리 사업이 불경기였을 때 우연찮게 높은 품질의 포도 품종을 좋은 조건에 구입할 기회가 생겼고, 이를 활용해 평소에 즐기던 와인을 내 방식으로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과감하게 하던 일을 접고 와인 제조에 뛰어들었고, 2017년 프랑스 알자스에 위치한 크리스티앙 비너(Christian Binner) 작업장에서 만든 첫 와인이 선즈 오브 와인의 시작이었어요.

프랑스에서는 농사지을 만한 땅을 얻기가 만만치 않아요. 또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좋은 포도원을 찾는 것도 쉽지 않고요. 저에겐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포도밭이 없어요. 그래서 고집해야 할 전통도 없고 애써 관리해야 할 의무도 없어요. 대신 자유롭게 포도 재배자들을 만날 수 있고, 그들이 나에게 제안하는 특별한 포도 품종들을 선택할 수도 있어요. 포도밭 없이 자유롭게 다양한 곳에서 포도를 얻어 와인을 만드는 게 선즈 오브 와인의 특징이자 강점이에요.

선즈 오브 와인은 세계 각지의 좋은 포도밭을 찾아 다니지만, 기본적으로는 프랑스 알자스 지역을 베이스로 하고 있어요. 알자스는 프랑스 보주(Vosges) 산맥과 ‘검은 숲’으로 불리는 독일의 슈바르츠발트 지역 사이에 위치해 있어요. 제가 그곳에서 수확하는 포도들은 대개 프랑스에서 습도가 가장 낮은 미기후(microcliate) 지역에서 자라는 것들이에요. (보주 산맥에 의해 막힌 구름들로 인해 발생하는) 국지풍인 ‘푄 현상’으로 이 지역은 비가 연중 두 시기로 나뉘어서 집중적으로 내리는 편이요. 1년에 햇살이 비치는 시간을 계산해보았더니 일조량이 총 1,721시간이나 되더군요.

그런데 지구 온난화가 포도밭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어요. 특히, 포도가 익으면서 껍질 색깔이 달라지는 시기를 뜻하는 ‘브레종(veraison)’ 시점이 과거 2차대전 이후 포도 수확기보다 한 달이나 더 빨라졌어요. 그러다 보니 포도밭 관리와 와인 제조 과정을 더 까다롭게 신경 쓰게 됐어요. 알자스 지방 역시 포도 수확을 예전에 비해 조금 일찍 하는 편이에요. 작업 결과물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적절한 타이밍을 예상해서 작업을 하니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와인을 얘기하라면, 스페인에 사는 친구 이스마엘 고졸로(Ismaël Gozalo)의 200년 된 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에요. 그곳은 접붙이를 하지 않은 실생목으로 된 포도나무에서 포도를 수확하는데, 저는 그걸 가지고 7년째 실험적인 와인을 만들고 있어요. 그 친구는 땅을 새롭게 개간하거나 약을 치거나 가지치기를 하지 않으면서, 친환경적으로 포도농사를 짓고 있어요. 자연에 해를 가하지 않으면서 포도를 기르는 방식은 제가 와인을 대하는 태도이기도 해요. 윤리 의식이야말로 제가 모든 선택을 함에 있어서 가장 우선시하는 것이에요. 제가 고른 포도원과 까브(와인 저장 창고)에 대한 진정성과 믿음, 그리고 도덕적으로 지켜야 하는 윤리 의식이 없이는 그 무엇도 제대로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해요. 윤리 의식이 부재한 제품이라면, 결국 그것은 식재료들의 혼합 레시피이자 기술적 표현에 불과할 테니까요.

선즈 오브 와인은 인위적인 첨가물 없이 와인을 만든다

와인 제조방식에 대한 또 다른 철학이 있다면, 악기를 연주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예술 활동을 하는 것처럼 와인을 만든다는 거예요. 제가 만든 와인은 저마다의 개성이 있어요. 선즈 오브 와인에서 제조한 와인이라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라벨마다 각자의 성격을 정의할 수 있을 정도로 저마다 고유한 개성이 있는 와인을 만들고 싶어요. 다르마(Dharma)는 균형과 힘을 상징하는 와인이고, GW 인스피레이션(GW inspiration)은 풍성함과 관대함, 아름다움을 표현한 와인이에요. 반면에 알레그레토(Allegreto)는 경쾌한 리듬을 맛으로 표현하려고 한 와인이고요. 저는 이런 식으로 추상적인 이미지를 와인에 담아내는 것을 즐겨요. 와인에는 옳고 그름이 없으니까요.

실험적인 방식으로 와인을 만드는 선즈 오브 와인

이 세상에 좋은 와인은 없어요.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이 곧 좋은 와인인 거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일단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어요. 그러니 마시는 법도 간단해요. 원하는 방식으로 마시는 게 최고죠. 그런 의미에서 요즘 젊은 사람들이 내추럴 와인을 제대로 즐기고 있다고 생각해요. 프랑스에서는 와인 한 병을 사서 그걸 친구들과 둘러앉아 마시는 것을 ‘까농(canon: 프랑스어 속어로 와인 한 잔을 이르는 단어)’이라 표현하는데, 이게 제대로 와인을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요.

 

추천 와인

술로그라피 Soûlographie 2019

술로그라피 Soûlographie 2019
Pinot Blanc, Chardonnay, Auxerrois, Pinot Gris

술로그라피(Soûlographie)는 ‘취함(drunken)’이란 뜻으로 레이블 또한 술에 취해 쓴 듯한 글씨가 인상적입니다. 신선한 파인애플, 레몬 제스트, 애플 사이더 비네거(apple cider vinegar), 흰 꽃류 등의 향을 지닌 상큼한 와인입니다. 입 맛을 돋우는 식전 와인으로 제격이지만, 본식과 함께 즐겨도 손색 없어요. 특히 아시안 음식과 잘 어울리는데, 의외로 매콤한 한식과도 좋은 조화를 이룹니다. 시원하게 칠링해서 마시는, 여름날의 내추럴 와인으로 추천합니다.

 

쏘바쥬 Sauvage 2020

쏘바쥬 Sauvage 2020
Gewürztraminer 80%, Pinot gris 20%

7년간 손 대지 않은 야생의 포도밭에서 알이 작고, 와일드한 게브르츠트라미너와 피노그리 종의 포도를 수확하여 만들었습니다. 살구, 자몽, 절제된 게브르츠트라미너 특유의 열대과일향에 플로럴한 아로마와 피노그리에서 느낄 수 있는 흰 꽃 향이 더해져 매력적입니다. 내추럴 와인 특유의 뉘앙스와 화사한 과실향을 동시에 잘 표현한 와인으로 내추럴 와인 입문자들 뿐만 아니라 마니아층에게도 고루 사랑받는 와인입니다.

 

수입사 (주)ORW
프랑스, 이태리 등 현지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하여 엄선한 최고의 와인만을 직수입하여 국내 와인바, 레스토랑, 음식점 등에 납품하는 내추럴와인 전문 수입사입.

판매처 서울숲 와인아울렛(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32-14 갤러리아포레 지하 1층)
운영시간 11:00 ~ 20:00(매월 1, 3번째 일요일 정기 휴무)
문의 02-403-4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