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미트 버거패티

얼마 전 나는 지구인컴퍼니라는 회사가 출시한 식물성 고기 ‘언리미트’를 샀다. 지구인컴퍼니가 비건에서 출발한 게 아니라 못생긴 농산물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설립된 기업이라는 사실이 재미있어서. 10년 전 콩고기를 맛본 뒤로 가짜 고기라면 쳐다보지도 않았던 에디터의 식물성 고기 시식 소감을 소개한다.

언리미트의 브랜드를 달고 나오는 제품은 100% 식물성 고기다. 현미와 병아리콩, 렌틸콩, 퀴노아 등에 고기의 쫄깃한 식감과 풍미, 텍스처를 만드는 기술을 더했다. 과거 고기의 풍미를 흉내낸 ‘콩고기’에서 진화했다고 보면 쉽다.

각설하고 약 보름 전 나는 허기진 몸을 이끌고 주방에서 이들의 ‘버거 패티’를 요리했다. 다양한 채소를 준비하고 언리미트 패티를 조리해 햄버거를 만들었다. 엇? 패티를 한 입 베어물자 고기 풍미와 육즙이 흥건하게 흘러나왔다. 패티 맛? 약간은 그릴에 구운 불맛도 났다. 근데 씹는 맛은 살짝 달랐다. 뭐랄까, 고기의 향과 맛을 아주 잘 흉내 낸 버섯의 느낌이랄까? ‘진짜 고기’와 비교하면 맛이 살짝 떨어지긴 했지만 사실 모르고 먹었더라면 평범한 소고기 패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양배추, 토마토, 케첩 등 다른 재료와 소스를 곁들인 햄버거로 먹을 때는 소고기 패티를 넣은 일반 햄버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니.

이어서 ‘간장 바비큐’도 맛봤다. 짭쪼름한 간장 맛이 입 안에 확 퍼졌다. 쫀쫀한 식감이 느껴졌다. 담백하고 즙이 많았다. 어떤 부분은 잘 씹히고 부드러운데 어떤 부분은 질기고 뭉친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좋았다. 아니, 이건 정말 고기랑 비슷한데?! 버거 패티보다는 분명 맛있었다. 단,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가격이 비쌌다. 340g짜리 간장 바비큐는 8900원이나 했다. ‘세상에 없는 고기’를 만드는 데 얼마나 큰 비용과 노력이 들어갈지를 생각하면 용인할 만한 가격이지만, 같은 가격의 돼지고기 대신 이걸 먹는 이가 많을까?

최근 진짜 고기 대신 대체육을 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그 시장이 다이내믹하게 커지고 있는 거 같진 않다. 사람들의 의식이 변하지 않아서일까? 에디터가 지인들에게 식물성 고기 이야기를 하면 ‘아무리 그래도 고기보다 맛있는 가짜 고기가 어딨어’, ‘진짜 고기를 안 먹으면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냐’거나 ‘그렇다면 식물은? 식물도 살아 있는 건데 불쌍하지 않냐’ 같은 얘기가 돌아오니 말이다. 어쩌면 대다수 사람이 육식을 하는 상황에서 채식, 또는 대체육을 택한 입맛이 독특하게 여겨지는 건 당연할 수도. 다만 이번 시식을 통해 과거 콩고기를 먹고 실망한 이들에게 한 마디는 할 수 있다. “맛있다니까. 진짜 이건 먹어봐야 돼!”

한국의 대체육 시장은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진화 중이다. 사실 ‘대체육이 진화한다’는 말, 10여년 전에도 있었지만, 요즘같이 성장세가 가파른 적도 없다. 대체육의 품질이 높아지는 건 물론이고 찾는 곳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몇 해 전 먹은 푸석푸석한 콩고기 식감에 실망했다고? 지금의 대체육은 제품은 당시와 품질 자체가 다르다. 새로운 게임 체인저다.

 

채식 레스토랑 

맛있고 건강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채식 레스토랑 4곳을 추천한다. 비건이 아닌 친구들의 반응이 좋은 메뉴도 함께!

 

카페 시바 두부가라아게 로제 파스타 

@cafe.siva

강하고 담백한 맛의 로제 파스타. 튀긴 두부를 로제 크림에 찍어서 먹기 때문에 바삭한 식감이 좋고, 포만감이 오래 간다.

로컬릿 메밀 채소 라자냐

@the_local_eater

비건 메밀 생면 도우와 오트 밀크, 비건 버터, 후무스로 만든 라자냐. 건강한 크림 파스타를 먹고 싶을 때 추천.

 

손오공마라탕 버섯 꿔바로우

@sonogong_malatang

미뢰가 즐거워지는 환상의 단짠 조합! 비건이 아닌 사람도 일부러 주문해 먹을 정도로 맛이 훌륭하다.

 

몽크스부처 허브 크러스트 멜란지네

@monksbutcher

잘 구운 가지 위에 구운 가지로 만든 레바논 소스, 홀그레인 머스타드와 향긋한 허브 크러스트를 듬뿍 올렸다. 고급스러운 가지 풍미에 빠지게 만들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