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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0504-0904-2450
인스타그램 @wetever_official
비용 1박 2인 기준 23만원(비수기 주중)부터 26만원(성수기)까지(추가 인원 1인당 1만5천원, 최대 4인)

시끌벅적한 부산 광안리 해변길 뒤로 두 블록 들어왔을 뿐인데, 같은 동네인가 싶을 정도로 고요한 주택가가 등장한다. 그 골목에서 3~4층 높이의 오래된 빌라 건물 사이에 시대와 지역을 헷갈리게 만드는 ‘2개의 나무 문이 있는 집’을 어렵지 않게 찾았다. “오른쪽은 사무실이고, 왼쪽이 스테이 웻에버의 입구예요. 광안리인데 바다가 보이는 숙소가 아니라 의외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일부러 이런 곳을 찾았어요. 주소상으로 민락동인데, 재개발 얘기가 심심찮게 들릴 정도로 오래된 건물이 많은 동네거든요. 이런 곳에 있는 낡은 건물을 멋지게 재탄생시킴으로써 골목도 예쁘게 만들고, 동네도 재미있게 변화시켜보자는 게 우리의 취지이자 목표예요. 우리끼리는 이를 독립 건축 프로젝트라 명명했어요.”

기획과 공간 설계를 맡은 한규철, 제작과 시공을 담당하는 손태엽, 마케팅과 촬영을 주로 하는 정찬웅, 전체적인 디렉팅을 총괄하는 유주현. 이 4명의 멤버가 모인 27club은 시공에 관한 전문가도, 두둑한 자본도 없이 ‘하고 싶다’, ‘해보자’는 마음 하나로 ‘웻에버’를 만들었다. 1년 6개월가량 적당한 집을 찾았고, 짧게나마 가구 공방과 목재 회사를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유튜브를 자문위원 삼아 손수 스테이를 완성해갔다. “유리창을 다는 것처럼 전문가의 손길이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바닥 시공부터 가구 제작까지 모두 우리가 직접했어요. 이 집을 처음 발견했을 때 느낌이 축축함, 눅눅함이었거든요. 그다지 밝지도 않았고요. 그런데 그게 좋았고, 그 느낌을 살려보고 싶었어요. 해변가 근처에 자리한 축축한 분위기의 집, 재미있잖아요. 하얗고 정갈하고 예쁜 호텔이나 숙소는 많으니까, 색다른 느낌이 들면 좋겠다 싶었어요.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에서 영감을 받아 어딘가 젖어 있는 듯한 1960~70년대 아메리칸 하우스를 만들어보기로 한 거죠. 그런데 시공 단계에서 이런 기획을 완벽히 이해해줄 업체가 없더라고요. 그냥 깔끔하게 합판을 쓰면 되는데 왜 이렇게 하느냐는 질문만 돌아왔어요. 그래서 시공업체 설득하는 에너지를 직접 부딪히고 고민하고 만드는 데 쓰기로 한 거죠. 가장 힘들었지만 제일 애착이 가는 부분이 바닥이에요. 옛날 미국 영화에 나오는 통나무집 분위기를 내고 싶어서 폐교 바닥을 가져와 하나하나 갈고 이어 붙이고 코팅한 거예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예상치 못한 난관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런 방식으로 했기에 우리가 원하는 웻에버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계단을 올라 2층부터 시작되는 웻에버의 공간은 거실과 2개의 방, 옥상 테라스와 작은 다락방(‘아티스트 케빈’이라는 이름을 붙인 공간으로 신진 작가의 전시장으로 활용한다)으로 구성되어 있다. 짙은 색의 나무 바닥과 가구가 공간 전체를 아우르고, 중간중간 바랜 듯한 민트색과 베이지색을 더한 색 구성은 이들이 의도한 1970년대 아메리칸 하우스가 단번에 연상되게 만든다. 거실에서 침실, 침실에서 옥상 테라스로 갈 때마다 좁은 나무 계단을 올라야 하지만, 그때마다 어린 시절 한번쯤 품은 이층집에 대한 로망을 이룬 것 같아 나름 재미있다. 이렇게 생경한 분위기의 공간을 천천히 둘러본 후엔 곳곳에 자리한 놀 거리를 살피게 된다. 웻에버는 숙소의 기능을 단순히 쉬고 잠자는 것 이상으로 바라본다. 벽면 곳곳에 걸린 영화 포스터와 사진, 침실 책장 가득 꽂힌 책, LP판, 아티스트 케빈에 전시된 작품들, 그리고 영화를 볼 수 있는 빔 프로젝터와 스크린까지, 바다를 감상을 제외한 모든 문화생활이 웻에버 안에서 가능하다.

“멋으로 둔 게 아니에요.(웃음) 영화 <더 랍스터>의 포스터, 김환기 작가의 수필집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 비틀스의 음반 <Yellow Submarine> 등을 포함해 모두 우리가 웻에버를 만들면서 영감을 받은 것, 본 것, 이곳과 어울린다고 생각한 것을 모은 거예요. 머무는 사람들이 ‘이곳을 만든 사람들이 이런 걸 봤구나. 이런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공간이구나’ 하고 연상하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또 우리가 그랬듯 여기서 어떤 책이나 영화를 보고 영감을 받아서 무언가를 시도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이렇듯 계속해서 웻에버 안에서 재미있는 순환이 일어나길 바라요.” 실제로 27club은 웻에버를 완성한 이후 계속해서 크고 작은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계절별로 웻에버와 어울리는 음악을 큐레이션 해서 선보일 예정이며, 부산을 기반으로 흥미로운 활동을 벌이는 이들을 인터뷰하는 ‘후에버 웻에버’ 시리즈도 기획했다. 또 전주에서 두 번째 독립 건축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공간을 만드는 것도, 콘텐츠를 기획하는 것도 다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우리 스스로 경험의 팀이라고 말해요. 겪으면서 배우고, 이를 토대로 다음을 시도하는 식이에요. 사실 처음에는 환경이나 도시재생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우리끼리 아끼면서 하다 보니 버려진 나무를 재활용하게 되고, 해보니까 다른 것도 재생이 가능하겠다 싶은 거예요. 공사할 때 길고양이가 하도 많이 와서 고민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다음 전주 프로젝트에는 아예 한편에 고양이 계단을 만들기로 했어요. 어쨌든 같이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거죠. 이런 이야기와 관련된 콘텐츠가 있다면 또 기획할 수도 있고요. 낯간지러운 말이지만 이렇게 계속 하다 보면 낡고 오래되어 외면받던 동네가 조금 더 재미있고, 따뜻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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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에 아침 8시부터 딱 3시간만 문을 여는 스미스 드립 커피 바라는 곳이 있어요. 사장님이 약간 춤추듯이 움직이면서 커피를 내려주시는데, 그 모습이 재미있고 커피 맛도 좋아요. 11시부터는 타타 에스프레소 바로 바뀌는데 그때 가도 괜찮고요. 해운대에 갈 일이 있을 땐 버거샵에서 베이컨 치즈 버거를 꼭 먹어요. 공간도, 맛도 ‘미국스러운’ 곳이에요. 요즘은 부산에서 제일 핫한 전포동에서는 굿타운 캐주얼 바를 추천해요. 술도 다양하고 음식도 맛있지만, 큐레이팅한 음악이 좋아서 갈 때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