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손만두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배운 서울 음식, 그 중에서도 만두를 주인공으로 한 가게다. 어릴 때부터 가족들과 둘러 앉아 만두를 빚으면 예쁘게 빚는다는 칭찬을 들었다는 주인장은 이곳에서 다양한 만두와 만두 요리를 선보인다. 숙성된 김장김치와 소고기,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만두’, 고기 없이 표고, 버섯, 오이, 숙주, 두부 등을 넣어 만드는 ‘소만두’, 여름철의 버섯과 오이 등을 넣고 만드는 ‘편수만두’ 등이 대표적이다. 모듬으로 주문하면 두루 맛볼 수 있는데 국내산 밀가루로 쫀득하게 반죽한 만두피 외에도 봄철마다 직접 담가 사용하는 조선 간장을 적당히 사용해 맛을 내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질리지 않는다. ‘만둣국’을 주문하면 큼직한 만두 7개와 양지머리 고명을 수북하게 올려주고 ‘떡만둣국’은 각각 비트, 당근, 시금치 즙을 내어 색을 입힌 만두가 눈을 즐겁게 한다. 가게 2층 창가자리에서는 인왕산과 부암동 일대가 보이는 시원한 전망도 즐길 수 있으니 아늑한 가정집에서 고운 만둣국 한 그릇의 호사를 누려보기 좋겠다.

주소 서울 종로구 백석동길 12

 

 

안덕

올 가을 서촌에 문을 연 ‘안덕’은 군더더기 없는 공간과 요리가 인상적인 곳이다. 길가를 향해 통유리로 창이 나 있는 공간에 흑색 의자와 테이블로 단정하게 꾸며두었고, 메뉴에는 이북 분이셨다는 할머니에게 배운 맛을 바탕으로 이북식 만두와 비지 등을 낸다. 큼지막하지만 주름을 잡아 빚은 모양에서 정성이 느껴지는 만두는 ‘접시만두’로 6개 한 접시 혹은 3개 반접시로 주문할 수 있고 ‘만둣국’을 주문하면 평양냉면처럼 맑고도 따스한 국물에 만두 6개가 담겨 나온다. 소고기 한 꼬집을 올린 고명, 김치와 소고기, 당면, 두부 등을 다져 넣어 속이 붉은 만두의 맛이 깔끔하다. 그밖에 한정 수량으로 판매되는 ‘비지’도 꼭 맛 보면 좋을 요리다. 큼직한 돼지등뼈가 담겨 나오는데 살을 발라내고 콩비지와 간장 양념, 밥을 비벼 먹으면 맛깔스럽다. 여럿이 갔다면 돼지고기를 채워 큼지막한 ‘고추튀김’, 고소하고 달콤한 콩 맛이 매력적인 ‘콩전’ 등도 주문해볼 것. 안동소주, 막걸리, 맥주 등 주류도 두루 갖추어 소고기 수육이나 돼지 제육 요리에 곁들여도 좋겠다.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1층

 

 

 

뉴만두집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편, 많은 가게들이 생기고 사라지는 동안에도 40년 넘게 압구정동 한 자리에서 만두를 빚어온 가게다. 처음 문을 열 때는 평양 출신의 주인장이 고향에서 하던 방식의 만두와 맷돌로 갈아 만든 녹두전을 냈는데 이제는 막내딸이 대를 잇고 있다고. ‘만두집’이라고만 적힌 붉은 간판처럼 요리 역시 꾸밈없이 담백한 맛을 그대로 해오고 있어 오랜 단골 손님이 많다. 만두는 적당한 두께의 피에 다진 소고기와 돼지고기, 숙주, 두부, 파 등을 넣어 큼직하게 빚는데 ‘만둣국’을 주문하면 소고기 양지머리와 대파로 낸 국물에 만두 6개가 담겨 나온다. 국물이 약간 붉은 건 매콤한 양념을 넣어 주기 때문인데 덕분에 칼칼하고 시원한 맛이 좋다. 담백한 맛만 즐기고 싶다면 양념을 빼달라고 하면 된다. 고춧가루를 약간만 넣어 버무린 무채와 양배추 김치 말고도 ‘고추전’이나 ‘빈대떡’을 곁들여도 잘 어울린다. 오래되었지만 단정한 실내 공간도 추운 날 따뜻한 만둣국 한 그릇을 비우기 편안한 분위기다.

주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