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위켄드 주말 루틴 성악가 소프라노 이해원

소프라노 이해원, @haewonlee1102

소프라노 성악가 이해원.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의 11월, 성악을 처음 배우기 시작했다. 현재 베를린에서 석사과정을 밟으며 연주자로 활동 중이며, 지난 3월 27일에는 성가 앨범 <Jesus in my diary>를 발매했다.

 

평소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을 텐데요. 공연을 준비하는 기간의 하루는 주로 어떻게 보내는 편인가요베를린에서의 하루는 집, 학교, 연습실 이렇게 세 곳을 오가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연주 전 일상은 매우 단순한 루틴으로 굴러가요. 연주에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길게는 한 달 전부터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연습을 합니다. 불안해서 연습을 길게 할 때는 7-8시간씩 연습실에 있어요. 하루 종일 소리를 내서 연습하지 않더라도 집에 있는 것보다는 마음이 편하거든요. 공연 당일은 연습을 많이 하지 않아요. 핸드폰은 무조건 방해금지 모드로 설정한 후 잠을 푹 자고 일어나죠. 아침부터 고기를 먹고 하루 종일 제가 부를 노래를 틀어놓고 있어요. 리허설 전에 2-30분 정도 목 컨디션을 확인한 뒤, 리허설은 10-15분 정도만 해요. 리허설 때 부른 녹음 파일을 들으며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점검하는 것을 끝으로 무대에 올라요.  

주말이나 공연이 없는 휴일만의 특별한 루틴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평소에 이동이 많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주말에는 대부분 집에서 누워있어요. 꼭 보고 싶었던 드라마를 몰아서 보거나, 책을 읽어요. 베이킹하는 걸 좋아해서 빵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요. 밖에서 보내는 시간도 좋지만 주말만큼은 집에서 편히 쉬는 걸 선호합니다.

 

주말에 함께하는 아이템이 있나요? 주말에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없다면 너무 슬플 것 같아요.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은 <유 퀴즈 온 더 블럭> 입니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유익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해요. 실제로 많은 영감을 얻기도 하고요. 노래를 할 땐 다양한 감정을 필요로 하는데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보면서 더 깊고 풍부한 감정을 녹여내는 데 도움을 주는 소스들을 얻기도 하니까요.

일정 없이 쉬는 자주 찾게 되는 장소가 있나요가장 먼저 성내동에 위치한 ‘광모네 쭈꾸미’를 꼽을게요. 제가 가장 자주 가는 식당이에요. 쭈꾸미 삼겹살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심할 땐 일주일에 4~5번 정도 다녀오기도 했어요.(웃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편히 쉬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같아요. 송파구의 ‘오금동 커피’도 자주 가는 카페 중 하나에요. 여유로워질 때면 주로 이렇게 좋아하는 식당이나 카페를 다니며 쉼을 얻는 편이에요.

 

일과 휴식의 균형이 갖추어진 삶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공연을 준비할 땐 매일이 새로워요. 몸 상태의 미묘한 변화도 연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날 그날의 컨디션이 다 다르죠. 더 나아진 모습을 보고 기뻐할 때도 있는가 하면, 금세 그 감각을 잊어버리기도 해요. 그럴 땐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연주가 재밌는 건 변함이 없어요. 그래서 이 일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것 같고요. 피로가 쌓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만큼,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려 합니다. 가족이나 친구, 주변 동료들과 함께하는 거죠. 소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예쁜 풍경을 보고, 맛있는 걸 먹는 시간이 쌓이면 힘든 일들도 금세 잊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