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 엘바즈가 구현하는 이브닝 룩은 소녀의 순수함과 여인의 농염함을 매력적으로 조합하는 데서 빛을 발한다. 그는 이번 컬렉션에 19세기 스웨덴에서 즐기던 뷔페를 뜻하는 ‘스모가스보드(smorgasbord)’란 타이틀을 붙였다. “디자이너가 옷만 만들던 시대는 지났어요. SNS에서 ‘좋아요(likes)’ 태그를 얻기 위해 극도로 화려한 이미지를 만들어내야 하죠.” 알버 엘바즈의 의도는 통했다. 클래식한 벌룬 소매 화이트 셔츠에 블랙 하이웨이스트 슬릭 팬츠를 입은 루스 벨을 시작으로 관능적인 주얼 컬러 시퀸 드레스, 키치한 프린트를 빼곡히 채운 드레스 등 그 수만큼이나 다양한 분위기를 지닌 68가지 룩이 죽 이어졌으니까. 흥미로운 점은 디자이너가 대놓고 ‘인스타그램용 클로즈업 컷’을 위한 디테일을 곳곳에 배치한 것. 그 덕분에 리본과 꽃 오브제, 랑방의 헤리티지를 담은 액세서리가 반복되는 프린트 등 깨알 같은 볼거리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에디터는 찍고 또 찍었다. 결론은? 알버 엘바즈의 영민한 전략이 성공했다는 것. Bon Appe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