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갈리아노는 메종 마르지엘라의 유산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미학을 덧칠해 매혹적인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그가 그려낸 마르지엘라의 여인은 이번 시즌 런웨이 위에서 시공을 초월한 여행을 떠났다. 깨끗하고 단정한 올 화이트 룩에서 시작된 ‘그녀’의 여정은 미래에서 온 듯한 메탈릭한 소재와 유리 파편들을 조우했고, 쿠튀르적인 장식과 미완성된 듯한 디테일이 엉겨 붙은 새로운 아름다움을 창조해냈다. 또한 데이비드 보위를 연상케 하는 1980년대 로큰롤 스타일의 점프수트를 입고 등장하나 싶더니, 피날레가 가까워오자 그녀는 일본으로 방향을 틀어 존 갈리아노 식 기모노를 차려입고 등장했다. 어찌 보면 통일감이 없는 쇼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그가 자신의 ‘창작욕’과 ‘매출’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