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제스키에르가 구현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그의 고민을 반영하듯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루이 비통 재단 건물 안 블랙박스에 난해한 디지털 비디오 영상이 어지럽게 돌아갔다. “사이버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가 여행하는 디지털 세계를 그렸어요.”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로봇과 전투 병기를 조종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을 떠올리게 하는 모델 페르난다 리가 핑크색 모터사이클 재킷과 가죽 랩스커트를 입고 쇼의 포문을 열었다. 니콜라는 퓨처리즘에 어두운 로큰롤 무드를 반영한 분위기를 곳곳에 투영했는데 이는 빈티지 워싱 혹은 우주선 일러스트를 프린트한 점프수트, 가죽을 불규칙적으로 커팅해 관능미를 더한 톱, 헤비메탈 슬립 드레스 등 다채롭게 표현됐다. 루이 비통의 클래식한 모노그램 모티프를 가죽 코트나 바이커 재킷에 프린트한 것 역시 감각적이었다. 여기에 얼기설기 얽힌 체인을 프린트한 알마 백까지 더해졌으니! 루이 비통이 그리는 미래의 여인은 이토록 강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