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카네이션을 사랑했던 오스카 드 라 렌타. 그를 기리기 위한 피터 코팽의 오스카 드 라 렌타 컬렉션은 온통 붉은 카네이션으로 물들었다. 크고 탐스러운 꽃송이를 비롯해 아주 잔 꽃무늬까지, 나아가 각종 레이스와 크로셰, 퍼에도 카네이션이 피어난 것. 여기에 더해 스페인에서 패션을 공부한 오스카의 발자취를 좇아 플라멩코 드레스의 드라마틱한 러플과 실루엣, 투우사 재킷의 자수를 곳곳에 심어놓았다. 물론 피터 코팽의 흔적은 굉장히 모던한 디자인의 투피스와 구조적인 실루엣의 미니드레스, 그리고 정교한 디테일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이제 충분히 오스카 드 라 렌타 선생을 추억했으니, 다음 시즌엔 피터 코팽의 개인적인 취향이 조금 더 빛을 발하는 컬렉션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감각적이면서도 우아한 드레스에 목마른, 뉴욕 하이 소사이어티의 젊은 아가씨들을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