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오주르 르주르의 컬렉션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그냥 즐기자’. 디자이너에 따라 자신의 철학적 세계관이나 아티스틱한 감성을 패션으로 풀어내는 경우도 많지만 꼭 그것만이 정답은 아닐 테니. 오주르 르주르 디자이너 듀오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옷을 보고 유쾌하고 긍정적인 기분이 들면 좋은 옷이라고 생각하는 듯. 매 시즌 그렇듯 이번에도 아주 신나고 경쾌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쇼 컨셉트는 ‘마음껏 미끄러져라. 대시가 청소해줄 것이다’. 대시(Dash)라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3D 소재 개발 업체와 손잡고 특별한 소재를 개발했는데, 옷에 커피며 달걀 등을 쏟아부은 듯한 입체적인 효과를 주고 쇼 컨셉트 노트에 저토록 위트 있게 적은 것이다. 패션쇼라기보다 한 편의 재미있는 영상을 감상한 듯 유쾌했던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