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블루마린 컬렉션을 보면서 생각한 건 ‘천생 여자 옷’이라는 거였다. 솔직히 이번 시즌 컬렉션을 보기 전까진 그 이상의 감흥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예뻤다. 심지어 몇 개의 룩은 그것도 꽤 놀랄 정도로. 브랜드의 정체성인 로맨틱함을 기초로 실용주의를 서정적인 느낌으로 선보였다는데 컨셉트에 충실한 것 같다. 여자들이 우아함과 여성적인 매력은 유지한 채 실용적으로 잘 입을 것 같은 옷을 대거 선보였으니까. 특히 돋보인 건 파자마 룩을 연상시키는 스트라이프 코튼 슬랙스와 셔츠의 조합. 박시한 실루엣과 빅 커프스, 과감한 슬릿으로 시크함을 강조하는 한편 자수 장식으로 여성미 또한 놓치지 않았다. 또 각종 식물 패턴을 활용한 시폰 드레스와 봄부터 장마철까지 유용하게 잘 입을 것 같은 롱 트렌치코트도 베스트 아이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