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포도주와 시가를 모티프로 위트 있는 쇼를 구상하려고 했죠.” 백스테이지에서 디자이너가 말한 ‘위트’는 그가 직접 창작한 개미 일러스트로 구체화됐다. ‘싸구려 와인(The Plonk)’에 취해 흥이 난 개미들은 샤랄라한 러플 드레스, 점프수트 등 다양한 아이템에 그려졌다. 체 게바라로 익숙한 쿠바의 군사정권을 카키 톤을 주조로 한 밀리터리 룩으로 표현한 점도 흥미로웠다. 디자이너가 선물한 깜짝 퍼포먼스는 또 어떤가. 쇼 중반, 무대 정중앙에 마네킹처럼 서 있던 두 명의 모델에게 난데없이 물벼락이 쏟아진 것. 그와 동시에 얇은 종이로 제작된 코트가 사르르 녹아 안에 입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장식 가운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옷 자체로만 보면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었지만, 컬렉션 곳곳에 후세인 샬라얀의 사려 깊은 아이디어가 깃들어 있어 꽤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