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대표하는 데미 쿠튀리에 조셉 폰트. 이번 시즌 스페인의 시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와 구스타프 클림트의 연인이자 뮤즈였던 에밀리 플뢰게가 몽상가 조셉의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 이 두 인물은 델포조의 컬렉션에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요소를 부려놓았다. 파스텔 톤을 주조로 골드와 블랙으로 이어진 다채로운 컬러 팔레트, 풍성한 주름과 커다란 꽃 모티프, 전통적인 느낌의 나뭇잎 패턴과 폴카 도트까지. 특히 풍성한 주름은 건축학도였던 조셉의 심미안으로 크고 작게, 혹은 층층이 쌓이며 구조적인 실루엣으로 완성되었다. 손맛이 느껴지는 라피아와 섬세하게 완성된 자카드 등 쿠튀르급 소재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한몫했다. 가장 인상적인 건 피날레에서 모든 모델의 손에 들려 있던, 대단히 실용적인 디자인의 닥터 백! 라이브 아코디언 연주까지 더해져 한 편의 동화 같은 델포조의 비현실적인 미학에 한껏 취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