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이 미디어가 될 수 있을까? 이치아더의 제퍼슨 핵과 로버트 몽고메리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다. 힌트는 인비테이션을 비롯해 쇼장 곳곳에 내걸린 슬로건! 쇼가 시작되자 ‘Fuck the System’, ‘Against Protest’ 같은 반항적인 메시지가 담긴 티셔츠가 런웨이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냈다. 이 슬로건 티셔츠들은 수트, 밀리터리풍의 코트, 시폰 팬츠 등에 다양하게 매치되어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던졌다. 재미있는 점은 쇼를 보는 내내 ‘반항정신’과 ‘로맨틱’이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가 뒤섞여 떠올랐다는 것. 새틴 파자마 팬츠나 레이스 슬립 드레스, 여린 소재의 오버 슬리브 블라우스, 러플 장식과 코르셋 같은 로맨틱한 디테일이 과하지 않게 숨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