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아름다운 서정시 같던 에뎀의 컬렉션. 천둥 번개와 빗소리 속에서 안개처럼 번진 스모그가 걷히자 고요한 성가가 울려 퍼지며 쇼가 시작되었다. “이건 고독한 신경증에 관한 얘기예요. 전쟁으로 과부가 된 한 여자의 외로움이 담겼죠.” 에뎀 모랄리오글루의 설명에 따르면 광장 공포증으로 집에 고립돼 있던 여자가 고향에서 유일하게 가져온 것이 이 빅토리안 드레스라는 것. 붉은색으로 퀭하게 연출한 눈을 보니 그가 상상한 이미지가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나! 이제 이 슬프고도 아리따운 드레스들을 살펴보시라. 어깨선과 네크라인을 다양하게 변주한 발목까지 오는 롱 드레스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페일한 컬러 팔레트, 시폰, 엠브로이더리, 레이스, 플라워 모티프 등 섬세한 세공이 곁들어진 패브릭에 블랙 벨벳 리본이 포인트가 된 빅토리안 드레스가 줄줄이 쏟아졌다. 결과적으로 에뎀 특유의 서정적인 로맨티시즘을 어필하기엔 충분했다는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