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가 지난 시즌부터 변화를 꾀하더니 이번 시즌 역시 이전의 위트나 유머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에 주목한 건 몇 시즌째 디자이너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1970년대에서 영감 받은 이탤리언 엘레강스. 디자이너 듀오는 이번 쇼 컨셉트 노트에서 앞으로 페이 컬렉션은 이탈리아의 전통을 기반으로 개성과 우아함, 퀄리티를 추구하며 전통과 트렌드를 아우르겠다는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밝혔는데, 바로 그 시작점으로 70년대를 택했다. 그들의 의도는 적중한 듯 보인다. 적당히 볼륨감 있는 엠브로이더리 스커트와 에드워디안 재킷, 페이즐리 프린트 볼륨 블라우스, 그리고 네이비를 비롯해 카키, 머스터드, 인디언 핑크 등의 세련된 중간 톤의 컬러 팔레트는 충분히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데다 몇 시즌째 70년대 페전트 룩의 무드도 놓치지 않았다. 변신에 성공한 그들이 과연 다음엔 어떤 컬렉션을 보여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