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에 크게 영향을 받거나 주지 않는 레이블이지만, 부동의 팬덤을 거느린 채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는 이자벨 마랑. 이번 시즌엔 팔레 루아얄의 넓은 야외 정원에서 쇼를 열었는데, 파리 패션위크 기간 중 가장 따뜻하고 화창했던 날씨 덕에 컬렉션에 녹아 있는 ‘에스닉’한 감성이 더욱 빛을 발했다. 이번 시즌 이자벨 마랑이 주목한 것은 반대되는 미학의 새로운 조합, 바로 스포티와 트라이벌이다. 페루나 인도 여행에서 받은 영감을 풀어놓은 듯한 아이템들은 1980년대를 연상시키는 스트리트풍의 스포티한 아이템과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말하자면 캐주얼한 조거 팬츠 위에 자수를 트리밍한 프린지 스카프를 스커트처럼 두르거나, 러플과 수공예 자수 장식이 나란히 자리한 페전트 톱에 메탈릭한 실버 진 팬츠를 받쳐 입는 식. 이제 곧 그녀의 열혈 추종자들로 이루어진 보헤미안 부족을 도시에서 자주 마주하게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