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평부터 하자면,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가 뒤섞여 뜻밖의 놀랍고 신선한 룩을 선보였다. 상업성과 연결 짓긴 어려웠지만 이토록 디자이너의 패기와 용기, 실험성이 가득한 쇼도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컬렉션을 보면서 과연 저걸 어떻게 입지, 매장에서 팔릴 수 있을까 하는 섣부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마치 펜으로 그린 듯, 아슬아슬하게 가슴을 가리는 반두 톱과 리본으로 발목을 감싼 팬츠가 쇼의 시작을 알렸다. 그 뒤를 이은 건 과장된 러플과 풍성한 퍼프소매, 보디 콘셔스 드레스와 알라딘 팬츠, 또 추상적인 회화 같기도, 키스 해링 작품 같기도 한 구불구불한 프린트, 그리고 화이트로 파이핑한 의상들이다. 조나단은 이번 컬렉션을 ‘A Woman’s Odyssey’라는 알쏭달쏭한 표현으로 요약했다. “프란 레보비츠라는 미국 작가에 관한 마틴 스콜세지의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그 작품이 나에게 창의력이란? 지금 창의적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졌죠.” 혹자는 부르주아 시대에서 영감 받은 ‘모던 빅토리안’이라고도 표현했지만 조나단의 말마따나 그저 창의적인 새로운 무언가를 고민한 결과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