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패션위크의 베스트 쇼를 꼽으라면, 결코 조나단 선더스를 빼놓을 수 없다. 킹스크로스 파크에 설치한 투명한 비닐 텐트 안에서 선보인 쇼는 한낮의 밝고 뜨거운 햇살까지 더해져 그가 공들인 선명한 색과 프린트를 보여주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프린트와 컬러만으로도 충분히 강인한 힘을 지녀요. 힘들이지 않은 관능미를 보여주고 싶었죠.” 디자이너의 말마따나 경쾌한 총천연색에 스트라이프, 도트, 야자수 프린트로 이어진 룩들은 심플한 실루엣과 커팅 안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가녀린 슬립 드레스, 마치 한복 저고리처럼 여미게 되어 있는 동양적인 재킷, 쭉 뻗은 세련된 와이드 팬츠가 키 아이템. 특히 손등을 다 덮는 긴 오버 커프스 소매가 달린 블라우스와 드레스들은 요즘 여자들의 입맛에 딱 맞았다. 지난 시즌 선보인 과도한(?) 복고풍 룩에 비하면 이번 컬렉션은 올봄 인기를 끌 만한 옷들로 차고 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