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레일 위에 마론 인형처럼 서 있던 겐조 걸들은 아치형 무대 위를 서서히 미끄러지듯 전진했다. 1990년대에 뿌리를 둔 스포티즘을 위트 있게 재해석한 겐조 쇼엔 여느 때처럼 쿨한 힙스터들이 열광할 법한 것들이 즐비했다. 지오메트릭 패턴과 과감한 컷아웃을 중심으로 디자인한 스파게티 스트랩 원피스, 다양한 색의 테일러드 재킷 등이 그것. 여전히 곳곳에 중국을 겨냥한 듯한 요소가 눈에 띄지만 뭐 어떤가. 동그라미, 세모, 네모 모양 미니 파우치를 단 벨트며 다이아몬드 형태로 커팅한 서머 부츠, 오리엔탈풍 원석 목걸이와 알록달록한 젬스톤 귀고리 등 액세서리마저 하나같이 예뻤다. 피날레가 끝난 후 모델들이 한참 동안 마네킹처럼 서 있는, 센스 넘치는 퍼포먼스까지! 그 덕분에 관객들이 직접 찍은 디테일 컷이 SNS를 타고 삽시간에 퍼져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