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관객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건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그런 면에서 펠리페 올리베이라 밥티스타는 꽤 영민한 디자이너다. 매 시즌 특별한 설명을 듣지 않고 컬렉션을 봐도 그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알 수 있기 때문. “다양성 그리고 평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떠올렸을 그는 미국을 비롯해 스위스, 일본, 프랑스 그리고 대한민국까지 여러 나라의 국기를 컬렉션에 끌어들였다. 국기의 문양을 자르고 붙이거나 아주 크게 확대해 그래픽 패턴처럼 활용한 것. 아노락 점퍼, 트레이닝 웨어, 점프수트 등 라코스테의 스포티즘을 대변한 룩에는 이처럼 여러 나라의 이미지가 알게 모르게 녹아들어 있었다. 한편 모델들의 워킹에 따라 펄럭인, 선바이저나 백팩에 단 얇은 나일론 망토 또한 깃발을 연상시켰으니!쇼를 보는 내내 펠리페가 올림픽 대표팀 유니폼을 디자인하면 얼마나 근사할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