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런던에서 특히 핫한 쇼를 꼽으라면, 거리에 데님 열풍을 불러온 마르케스 알메이다를 빼놓을 수 없다. 쇼장 앞은 시작 전부터 그들이 히트시킨 데님 아이템으로 멋을 낸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올해 5월 LVMH 프라이스 어워드 수상의 영예까지 얻었으니 그들을 향한 프레스의 관심과 기대 또한 뜨거웠다. 시내 외곽의 부서진 창고 같은 공간은 쇼의 무드와 딱 들어맞았다. 고스풍의 붉고 퀭한 눈에 부스스한 머리를 늘어뜨린 모델들은 한마디로 그런지 펑크족. 속살이 하얗게 비치는 시스루 드레스를 시작으로 러플과 프릴이 정신없이 물결치는 톱, 밑단이 길게 끌리거나 제멋대로 풀어진 데님 플레어 팬츠와 스커트, 박시한 라이더 재킷과 빅 코트처럼 거칠고 자연스러운 멋의 그런지 감성이 가득했다. 하지만 몇 시즌째 줄기차게 밀고 있는 올 풀린 데님이 어째 좀 지겹지 않나 싶다. 새 시즌엔 좀 더 진화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