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카트란주의 예술적인 패션 세계가 영롱하게 빛났다. 다시 말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는 그녀의 재능이 용솟음쳤다. 먼저 무대배경으로 비스듬히 세운 거대한 거울이 런웨이에 반사되면서 무한대 공간 같은 비현실적인 효과를 자아냈다. 아닌 게 아니라, 디자이너가 프로그램 노트에서도 밝혔 듯 끝을 알 수 없는 광활한 우주는 이번 시즌을 관통하는 핵심. 이곳에 내포된 혼돈과 혼란의 세계를 항해하고 탐구했다는 그녀는 마치 섬광과 오로라처럼 반짝이는 소재와 장식을 활용한 의상을 대거 선보였다. 메인인 드레스 시리즈는 루마니아, 발칸 반도, 헝가리 등 동유럽 전통 드레스에서 영감 받아 실루엣을 착안했다. 여기에 장인정신으로 하나하나 수놓은 스톤과 비즈, 메탈릭 퀼트 같은 장식과 갖가지 문양의 디지털 프린트, 홀로그램 소재가 얽히고설키면서 가히 쿠튀르급이라 할 만한 드레스가 완성된 것. 마리 카트란주의 전매특허인 아티스틱한 디지털 프린트에 놀랍도록 섬세한 수공예 디테일을 더한 이번 컬렉션은 감히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자신만의 색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결과다. 이 놀랍고 멋진 쇼에 관객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박수와 환호성으로 화답한 건 당연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