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밀라노 컬렉션에서는 유독 마음에 드는 쇼가 많았다. N°21도 그중 하나. 코린 데이와 티나 모도티의 사진집에서 영감을 받았다는데, 그래서인지 코린 데이의 사진에서 볼 법한 케이트 모스의 젊은 시절 혹은 김민희를 떠올리게 하는 깡마른 소녀들이 대거 등장했고, 티나 모도티의 사진을 모티프로 한 라틴아메리카 요소도 곳곳에 배치했다. 결론은? 긴말이 필요 없다. 소녀, 취향 저격, 성공적. 자칫 뻔한 룩이 될 수도 있는 오버사이즈 핏의 시폰 슬립 드레스는 화이트 탱크톱 혹은 티셔츠를 만나 더없이 세련되고 쿨한 룩으로 재탄생했고, 봄이면 봄마다 찾아오는 플라워와 러플 스커트 역시 매니시한 실루엣의 코튼 셔츠와 더해져 시크하기 그지없었다. 헐렁한 양말과 조화를 이룬, 인디언 머리 장식을 떠올리게 하는 폼폼 플랫 슈즈는 올여름 소녀들의 위시 리스트 1순위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