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필로토와 그의 디자인 파트너인 크리스토퍼 드 보스는 반투명한 시어서커를 이번 시즌 주요 소재로 택했다. 여기에 속살이 비치는 레이스와 잔잔한 니트 프릴이 더해지면서 한없이 여성스럽고 섬세한 룩이 런웨이를 채웠다. 가녀리고 부드러운 레몬과 페일 블루 팔레트에 적절한 악센트가 된 건 블루와 네이비. 또 동그라미와 세모 모양으로 수놓인 그래픽 패턴도 자칫 가벼울 수 있었던 룩에 무게감을 실었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 그들이 공들인 건 이 같은 여러 가지 소재와 텍스처를 유연하게 빼고 더해 만든 섬세한 디테일.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글자글한 주름으로 이뤄진 스모크 디테일부터 세밀한 누비와 자수, 아플리케 장식 등등 여러 가지 기법이 혼합된 드레스를 볼 수 있다. 과연 이 공들여 만든 아리따운 드레스들이 얼마에 팔릴지는 모르겠지만 여심을 사로잡기엔 부족함이 없을 듯.